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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라운지 / "獨 가정선 웬만한 추위 스웨터로 견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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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라운지 / "獨 가정선 웬만한 추위 스웨터로 견뎌요"

입력
2000.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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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다. 독일인의 집에는. 맥주와 바하와 베토벤의 음반. 적은 것은 뭘까. 2년째 한국살이를 하고 있는 독일주부 레나테 플룩바일(46)씨의 집을 보면 안다. 그의 집에서 가장 적은 것은 `쓰레기'다.남산 기슭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258번지, 레나테 플룩바일씨의 45평 집에는 잘 구분된 쓰레기들이 구석마다 꼼꼼히 정리돼 놓여있다.

우리나라 주부들의 재활용도 철저해졌지만 레나테씨가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해내는 방법은 기막힐 정도다. 병, 깡통, 플라스틱류, 종이와 음식물을 분리하는 것은 기본이고 맥주병으로 쓰이는 초록색병, 화이트와인을 담는 갈색병, 독주를 담는 투명 병까지 모두 따로 분류한다.

음식물과 커피, 차의 찌꺼기는 정원 한 구석에서 거름으로 쓴다. 내외 뿐이라지만, 그 덕택에 한 달에 나오는 쓰레기는 50리터 봉투 2개가 채 안된다. “독일에서는 종이의 70%가 재활용지이고 사용되는 병의 60%가 재활용품”이라는 레나테씨는 항상 천으로 만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영락없는 독일 여자다.

^레나테씨는 “아끼는 것이 다는 아니다”며 “사무실이나 주택, 택시, 버스 안은 여름에는 너무 시원하고 겨울에는 너무 덥다” 고 에너지 절약과 관련해서도 한마디를 덧붙인다.

한국에 산 지 2년이 넘었지만 모든 집에 3중 보온창이 돼있고 날이 추워져도 웬만하면 스웨터를 껴입고 견디는 독일인으로서는 `겨울에도 집에서 반팔을 입고 사는 한국 사람들'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레나테씨는 1998년 10월 (주)한국바이엘에 근무하게된 남편 볼프 플룩바일(56)씨를 따라 한국에 왔다. 내한전 10년 동안 뒤셀도르프의 기계회사 페니캄프의 중간관리자로 근무했던 그는 그때 가정 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낭비를 줄이는 일에 남다른 관심이 생겼다.

당시 사무실에서 나오는 갖가지 종이도 그의 제안으로 재활용하게 됐다. 요즘 그는 다음달 14일 남산 서울클럽에서 열리는 알뜰바자회 준비로 바쁘다. 100여명의 재한 독일인 가족 모임인 서울독일인클럽 회장직을 지난해 5월부터 맡고 있기에 그로서는 책임이 무겁다.

“바자회에서 부인네들이 직접 손으로 만든 케이크와 장식물들을 통해 독일부인들의 알뜰 정신을 구경하고 가라.” 라고 그는 당부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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