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빛 좋은 개살구'란 말이 있다. 이는 겉만 좋고 실속은 없음을 뜻하는 말로 사물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외형보다 그 내면을 중시하여야 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수 많은 선택을 하면서 외형과 인정, 연고 등에 이끌려서 잘못된 결정은 하지 않았는지, 이 말을 교훈으로 삼았으면 한다.26일 우리에게는 또 한번의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 전국 48개 선거구에서 지방자치 단체의 재·보궐선거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금년 5월 10일부터 9월 30일까지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지방의회의원의 피선거권상실, 당선무효 등의 사유가 발생하여 새로운 인물을 선출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는 총 105명의 후보자가 등록을 마쳤다고 한다. 입후보자를 영어로는 캔디디트(candidate)라고 한다. 이 말은 본래 `흰 옷 입은 사람'이란 뜻으로, 고대 로마의 선거에서 입후보자 모두가 순백색의 장삼을 입고 선거에 임했던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한 점 티끌 없는 결백과 사심, 속임수, 비굴, 변절이 없다는 유권자와의 약속을 그 흰 장삼으로 상징했던 것이다. 당시의 후보자는 정책공약 이전에 이 백의로 상징되는 인간적, 도덕적 소양을 먼저 검증받아야 했다. 돈에 오염되지 않은 결백, 권력에 비굴하지 qm 은 용기, 사욕에 물들지 않는 의지가 유권자에게 인정되어야 했던 것이다.
우리의 공직선거에 있어서는 고대 로마에서와 같이 당당하게 흰 장삼을 입고 유권자의 심판을 받을 수 있는 후보자가 얼마나 될는지 의문이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선거기간중에 후보자 개개인을 잘 살펴보고 진정 지역주민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참신한 인물을 선출했으면 한다.
이번 재ㆍ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것은 대부분 불미스런 사유에서이다. 물론 일부지역은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4월에 있은 16대 총선에 나서는 바람에 선거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상당수는 선거법 위반, 비리사건 연루 등으로 직위를 상실했다.
26일 재·보궐선거에서 선출된 당선자의 흠결로 또 다시 선거가 실시되지 않도록 유권자들의 신중한 판단을 바란다.
박동건 경기 구리시 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