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고교평준화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이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해 신도시 4개 지역 학부모와 학생, 교사 4만5,0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73%가 고교평준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분당지역에서 고교평준화를 주장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분당의 13개 인문계 고등학교 중 이른바 빅3(서현고, 분당고, 이매고)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에서 5등 안에는 들어야 학교에서 원서를 써주며, 최소한 3등 안에 들어야 마음을 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학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고3 수험생 못지 않게 밤늦도록 공부를 하고 있으며 중학생들을 상대로 한 입시학원들이 성업중이라는 것이다. 학원수업을 마치면 새벽1시나 되어야 집으로 돌아가고 모의고사에서 한 문제가 틀리면 한 대씩 매를 맞는다고도 한다.
이에 따라 각 가정의 사교육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얼마전 분당의 한 중학생은 성적에 의한 과중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자살을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반해 고교평준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반대론자들은 은 평준화가 되면 학력은 하향평준화가 되고, 학교교육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평준화가 되면 학교교육의 불신으로 오히려 사교육비가 증가한다는 주장도 폈다.
두가지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평준화를 한다면 분당지역 안에서만 할 것인지, 성남지역까지 포함해서 할 것인지의 문제까지 더 해져 양상이 복잡해 지고 있다.
분당지역 만의 고교평준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통학 거리가 멀고, 교육시설이 뒤떨어지며 생활권이 달라 성남시 전체와의 평준화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육권의 평등이라는 평준화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분당과 성남 전 지역을 평준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측도 있어 이 문제도 매듭을 쉽게 풀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경기도 교육청은 한국교육개발연구원에 의뢰해 여론을 수렴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평준화를 할 것인지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후유증이 없도록 해야 겠다. 또 시민들도 자신의 입장이 어떻든 결론이 나기 전까지 합리적인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결론이 난 후에는 이에 깨끗이 승복하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좋겠다.
이준호
분당새터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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