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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아무나 덤비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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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아무나 덤비지마"

입력
2000.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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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가수등 너도나도 출연방송사마다 두세 개씩 내보내는 시트콤이 몇몇 배우들의 코믹 연기로 여전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 드라마보다 대사가 적고 즉흥 대사(애드립)가 허용된데다 웃기는 몸짓만 하면 된다는 선입견으로 신인 탤런트뿐 아니라 중견연기자, 개그맨, 가수, 유명 인사들까지 속속 시트콤에 출연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시트콤 연기를 잘 소화하는 배우는 극히 드물다. 요즘 상당수 연기자는 과장된 몸짓과 어설픈 즉흥대사로 시트콤의 완성도를 크게 저하시키고 있다. 대연기자라는 최불암도 지난해 MBC 시트콤 `점프' 에 출연했다 어설픈 연기로 중도퇴진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시트콤 연기자는 개성있는 캐릭터의 정형화, 예상되는 분위기를 일시에 반전 시키는 표정ㆍ대사연기, 그리고 상황을 순간에 장악하는 순발력 등을 두루 갖춰야한다.

따라서 시트콤의 배우는 무엇보다 탄탄한 연기력을 갖춰야한다” 는 MBC `세친구' 의 연출자 송창의PD의 지적처럼 다년간 조연 연기로 독특한 캐릭터의 소화능력이 있는 연기자들이 시트콤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93년 2월 방송사상 첫선을 보인 시트콤 SBS `오박사네 사람들' 에서 요즘 인기있는 SBS `순풍산부인과' 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트콤에서 어눌한 말투, 꺼부정한 몸놀림 등으로 개성있는 캐릭터를 표출하고 있는 오지명은 단연 돋보이는 시트콤 연기자다.

또한 KBS `멋진 친구들' 의 임현식, MBC `세친구' 의 최종원, 안문숙 , `순풍 산부인과' 의 박영규 등 최근 명성을 얻고 있는 시트콤의 연기자들은 다년간 수많은 드라마에서 코믹 조연 연기로 정평이 난 사람들이다.

박영규는 “시트콤을 `물'로 보고 많은 사람들이 출연하지만 시청자들이 순간의 웃음을 터트리려면 철저히 계산된 연기를 해야만한다” 고 강조한다.

젊은 연기자중에서 시트콤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세친구' 의 정웅인 박상면 윤다훈 이의정, `멋진 친구들' 윤해영, SBS `@ 골뱅이' 의 이영범 등도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코믹 연기를 해왔던 사람들이다. 김효진, 이경실, 이경규, 유재석, 이영자, 신동엽 등은 시트콤에 출연해 즉흥대사에만 의존하지 않고 연기력으로 승부를 거는 개그맨들이다.

시트콤이 많아지면서 전문 연기자를 양성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요는 많은데 시트콤을 소화해낼 연기자는 이처럼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빌 코스비나 사이펠트와 같은 전문 배우들이 미국 시트콤의 차원을 한단계 높이며 엄청난 판권료를 받고 다른 나라에서 방송되는 것만 봐도 시트콤 연기자의 육성은 우리 방송 환경에서 절실한 일이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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