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온 세 여인이 어떤 간이역 대합실에 있다. 저녁부터 아침까지 열차를 기다리는 10대 소녀, 20대 윤락녀, 50대 주부다. 극단 성시어터 라인의 `포즈(Pause)'는 삶의 긴 여정에서 잠시 멈추고 돌아 보는 짧은 휴지기에 대해 이야기 한다. 소녀는 아버지에 의해 몸을 더럽히고 마음이 피폐하다.밤새 과거를 털어 놓은 이들은 아침이 돼 기차가 오자, 자신을 추스리고 제 갈 길을 간다. 과거는 허망했고 미래는 의문 투성이다. 간이역 대합실, 가로등, 벤치만이 놓여 있는 쓸쓸한 무대다. 작ㆍ연출자 김성제씨는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 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창녀역의 한미선(28), 소녀역의 김동주(30), 주부역의 박호석(32) 등 세 여배우의 고즈넉한 외침은 만추를 닮아 있다. 11월 3~ 26일까지 혜화동 1번지. 화~금 오후 7시 30분, 토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일 오후 3시 6시. (02)747-4288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