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권 신청(25~31일)을 앞두고 SK텔레콤 한국통신 LG 등 3사 모두 비동기 채택을 확정, 정보통신부의 사전조정 노력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이에 따라 2장의 비동기 티켓을 놓고 3개 사업자간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심사결과 발표후 공정성 문제 등을 둘러싸고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내 갈길 간다 3사는 최근 비동기식 사업계획서 작성을 끝내고 인쇄에 들어갔으며, 모두 마지막 날인 31일 접수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막판 협상 여지를 남겨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3사 관계자들은 “심사에서 1점이라도 더 따기 위해 공을 들이느라 인쇄 일정이 늦어졌을 뿐”이라며 동기 전환 가능성을 일축했다.
SK텔레콤 조민래 상무는 “표준 문제는 해외시장 진출 등 기업의 사활이 걸린 사안으로, 어떤 인센티브를 주더라도 표준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통신 남중수(南重秀) 상무는 “현재 한통 지분 15% 외자유치를 IMT-2000 지분까지 묶어 협상중”이라며 “동기로 가면 외자유치는 물론 민영화 일정 전체에 차질을 빚게 된다”고 주장했다.
LG텔레콤 이정식(李貞植) 상무는 SK가 LG전자 비동기 장비를 사주는 조건으로 LG가 동기 전환을 고려중이라는 항간에 소문에 대해 “반박할 가치도 없는 뜬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누가 떨어질까 SK텔레콤은 10년여 이동전화 서비스 경험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탄탄한 재무구조, 한국통신은 국내 대표적 유ㆍ무선 종합사업자로서 인터넷 사업에서도 앞서 있다는 점, LG는 컨소시엄에 컨텐츠 유통 장비 등을 망라해 가장 많은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각각 강점으로 내세우며 우위를 자신하고 있다.
더욱이 심사항목에서 심사위원들의 주관이 개입되는 비계량 평가가 100점 만점에 83점을 차지, 결과를 쉽사리 점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좌불안석 정통부 결과가 어떻게 되든 탈락사업자가 반발할 것은 불 보듯 뻔해 정통부는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됐다. 더욱이 탈락업체의 주가 폭락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증시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 같은 부담 탓에 심사위원 선정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병엽 장관은 “심사결과를 업체별 점수까지 모두 공개하기로 한 만큼 공정성 시비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통부 내에서는 이번 사업이 청문회를 자초한 PCS 사업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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