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실시된 도쿄(東京) 21구(다치카와·立川지구)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시민운동가인 무소속의 가와타 에쓰코(川田悅子·51)후보가 당선됐다. 15일 나가노(長野)현 지사 보궐선거에서 작가 출신의 다나카 야스오(田中康夫)후보가 당선된 데 이은 또 하나의 '시민 후보' 승리다.가와타 후보는 이른바 '약해(藥害) 에이즈 사건' 운동가로 유명하다. 혈우병 치료약으로 쓰이는 혈액 제제가 HIV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우려에 따라 구미에서 비가열 제제의 사용이 금지된 후에도 일본에서는 비가열 제제를 그대로 사용, 잇달아 감염자를 낳았다.
보건 정책의 오류를 따지는 소송이 번지는 가운데 그는 전국 최초로 피해자인 차남 류헤이(龍平·24)씨의 실명을 공개, 책임 규명과 보상을 요구하는 전국적 시민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그는 도쿄지역 원고측 부대표를 맡아 아들과 함께 대정부 투쟁에 나섰다.
특히 95년 류헤이씨가 이끄는 '인간 사슬' 이 후생성을 봉쇄, 간 나오토(菅直人) 당시 후생성 장관이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나서면서 모자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현재 시민단체 '인권 액티비스트'의 부대표를 맡고 있는 가와타후보는 공산당과의 오랜 협력 관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공산당 공천을 거부했다. 선거운동에서는 전국의 시민단체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에 나서는 등 풀뿌리 운동으로 자민당 등의 조직표에 맞섰다는 점에서 다나카 나가노현 지사의 승리와 흡사하다.
가와타후보의 승리는 고등학교 출신의 평범한 주부가 아들의 돌연한 불행을 계기로 시민운동 지도자로 변신, 정계에 발을 디딘 인간 승리로도 받아들여 지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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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새벽 당선이 확정된 직후 가와타후보가 아들 류헤이씨(가운데 왼쪽)와 함께 승리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제공
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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