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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하락에 현금上納 손실보전

입력
2000.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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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씨-금감원간부 부패커넥션600여억원의 불법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정현준(32)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이 금감원 고위 간부에게 수천만원의 투자손실분을 보전해준 것으로 드러나 불법대출 의혹이 뇌물수수 의혹으로 확산되고 공직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특히 금감원 직원의 금품수수와 관련, 정씨가 대주주인 동방상호신용금고의 부회장 이경자(56)씨가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제2의 장영자사건'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금감원 직원 연루

정씨는 22일 지난 6월 `금감원 모 국장이 KDL주식 투자로 손해를 봤으니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내용의 이씨 전화를 받고 3억5,900만원을 송금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월에는 마찬가지로 이씨의 요청으로 평창정보통신 주식을 3분의 1가격으로 금감원 직원에게 넘겼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씨는 평창정보통신의 대주주였으며 8월에는 지분을 추가매입해 경영권까지 넘겨받았다. 그러나 이씨는 “금감원 직원은 알지도 못한다”며 “정씨가 KDL부도와 불법대출건으로 곤경에 처하자 나와 금감원을 끌고 들어가고 있다”고 주장, 의혹을 증폭시켰다.

일단 금감원측은 “신용금고검사 국장을 지낸 장래찬 전 국장이 1억원 상당의 평창정보통신 주식을 매입한 이후 주가가 3분의 1로 떨어지자 동방금고측으로부터 손실분을 보전받았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다른 금감원 직원들도 KDL주식의 손실보전분이나 평창정보통신의 주식을 건네 받았다”는 정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와 관련, 정씨는 평창정보통신의 대주주가 된 이후 주식을 시중에 매각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증권가에서는 공무원들이 상당수 매집했다는 소문도 파다하게 번져 있다.

정씨는 또 “이씨가 코스닥등록 기업인 Y사 등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10억원의 거액을 금감원 직원들에게 무마조로 건넸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감사실을 통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씨는 누구인가

이씨와 정씨의 말을 종합해 보면 두 사람은 1998년 말 께 사채업자와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가로 만났다. 이씨는 `당시 파이낸스 사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지만 약 1,000억원의 자금을 굴리는 사채업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씨에 따르면 이씨는 정ㆍ관계의 고위관계자를 두루 알고 지내는 `마당발 큰손'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동방금고를 합작으로 인수하는 등 최근까지 돈독한 동업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정씨가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고 KDL 등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씨는 “나는 평범한 주부일 뿐 오히려 정씨가 청와대 고위인사와의 친분을 내세우며 거들먹거렸다”고 말했다.

■불법대출 누가 주도했나

불법대출과 관련해서도 두 사람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정씨는 “150억~200억원의 자금을 이씨에게 빌렸을 뿐이며 금고자금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650억원의 불법대출 사실 가운데 105억원이 정씨 수중으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도 “9월초에 105억원이 불법대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혀 650억원 전부가 정씨에게로 흘러들어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나머지 500여억원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정씨는 “이 부회장이 타인명의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 이부회장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해당 금고에 대한 정밀검사가 끝나는 이번주 말에나 시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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