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경영대학원장, 이필상“파괴가 개혁의 시작이더군요.”
작년 3월 취임 이후 `부숴버려, 고대 경영대'라는 파격적인 발전모델을 정착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는 이필상(李弼商ㆍ53) 고려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은 개혁 추진과정의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경영대 개혁은 이 학장이 취임하면서 경영대 교수들과 의견을 모아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다. 2005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한다는 고려대 발전계획과 맥을 같이 하면서 자금도 경영대 자체로 조달해 건물을 새로 짓고 교수진도 늘리고 소프트웨어도 혁신하겠는 계획이다. “기존 건물을 무작정 헐어버리고 나서 덜컥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할 수 있다는 용기로 바뀌더군요.” 지난 5월 공사가 끝난 고려대 경영관은 호텔식 로비와 계단식 강의실, 중앙공급식 냉난방까지 갖추는 등 완전히 탈바꿈했다.
경영대 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발돋움하고 21세기 세계화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그는 시설과 연구, 교육 3박자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경영관 리노베이션(혁신)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2002년에는 최첨단 연구장비와 국제적인 시설을 감? 춘 4,500여평 규모의 제2경영관이 완공됩니다.” 여기에 교수충원기금 100억원을 마련, 3년 내에 현재 41명인 교수진을 국내 최고 수준인 60명 선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교수 1인당 학생수가 국내 최저 수준이 될 뿐 아니라 교수 논문 최다기록도 갱신하게 될 것입니다.”
국제경영인을 양성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남다르다. “경영학의 본산지인 미국의 유수한 대학을 방문해 그들의 장점만을 취합한 미국식 석사과정 `밀레니엄 MBA'를 내년 3월 국내 최초로 출범시키게 됩니다.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필수과목 전체를 영어로 강의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모든 일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막대한 소요자금이 문제. “자금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기업을 상대로 직접 세일즈에 나섰다”는 그는 “그 때마다 교육투자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기업의 자세를 위안으로 삼았다”고 말한다. 이렇게 해서 모은 발전기금이 제2경영관 건립에 쓰일 270억원을 비롯해 무려 500억원.
서울대 공대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인 그는 지난 82년 고대와 인연을 맺으면서 `고대맨'이 됐다. “고대 경영대는 1905년 국내 최초로 경영학을 도입한 국내 경영학의 본산입니다. 재계ㆍ정계ㆍ학계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9,000여명의 교우 중 대기업의 대표, 임원만도 800명을 넘어섰고 장관, 고위관료도 200여명에 이릅니다. 이번 발전계획은 새 밀레니엄을 향한 도약의 발판인 셈이죠. 이제 남은 과제는 교수, 학생 스스로의 변화입니다.” 그의 포부는 끝이 없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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