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다에이를 막고 고공 공격으로 이란 수비진을 교란한다.'23일 밤 10시45분(한국시간) 아시아 최강 이란과 2000 레바논 아시안컵 8강전을 벌이는 한국축구대표팀 허정무감독의 필승전략이다. 허감독이 이러한 전술을 짜기에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인 강영철씨의 치밀한 분석이 뒷받침이 됐다.
강씨는 이란의 공격루트와 수비의 약점을 완벽하게 분석해 재편집한 비디오테이프를 대한축구협회에 보내왔고, 21일 출국한 협회 조중연전무는 이를 허감독에게 전달했다. 강씨의 분석에 따르면 이란의 공격루트는 대부분 알리 다에이에게 집중된다. 측면이나 중앙돌파 또는 장거리 패스도 모두 다에이에게 연결되며, 다에이는 찬스를 만들어주거나 직접 슛을 날리는 역할을 한다.
전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난 이란팀은 그러나 수비에서는 고공 공격때 수비진이 우왕좌왕하는 약점을 보이고 있다. 강씨는 시드니올림픽때도 모로코와 칠레의 전력을 완벽하게 분석, 허정무감독이 2승을 거두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그의 비디오 분석과 편집은 정확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이에 따라 허감독은 다에이를 철저히 막고 고공 공격을 시도하는 전술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 수비진들은 96년 아시안컵서 이란에 2_6으로 참패할 때 다에이에게 4골을 허용한 바 있어 각오가 새롭다.
이란전은 허감독에게 중요한 일전이다. 타이틀이 걸린 대회는 본래 대회가 끝난 뒤 평가받는 것이 상례. 그러나 쿠웨이트전과 인도네시아전의 경기내용이 좋지 못했다는 점에서 팬들의 여론이 좋지 않다. 따라서 허감독은 이란전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