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냉전의 마지막 유적지를 평화생명의 텃밭으로….”제3차 아셈회의 반대시위를 위해 서울에 온 전세계 NGO 활동가 70여명이 21일 우리나라의 `아셈2000 민간포럼'(공동위원장 정강자ㆍ鄭康子) 대표와 함께 강원 철원지역의 비무장지대(DMZ)를 찾아 분단국의 현실을 체험했다.
NGO 대표들은 오전 11시께 폭격으로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구 조선노동당사 앞에서 `평화지대 선언문'을 채택한 뒤, 경원선 최북단역 월정리, 미확인 지뢰지대, 제2땅굴 등 분단과 반목의 생생한 현장들을 둘러보았다.
이들은 `무기거래 반대 운동본부'의 마틴 부룩(38ㆍ네덜란드) 씨 등 국내외 NGO 활동가 9명이 기초한 선언문을 통해 ▦지뢰밭에 평화생명공원 조성 ▦군축협상에 여성대표 참여보장 ▦한국과 미국의 대인지뢰사용 금지협약(오타와 협약) 가입 등을 실현하기 위해 힘을 모을 것을 결의했다.
선언문을 낭독한 함광복(咸光福ㆍ51) `한국 DMZ 평화생명마을 추진위원회' 실행위원은 “20세기의 참혹했던 인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 바로 비무장지대”라며 “오늘은 아시아ㆍ유럽 활동가들이 악몽의 한복판에 모여 희망의 씨앗을 심는 자리”라고 말했다.
`헝가리 평화를 위한 비폭력 운동본부'의 페르네츠키 라슬로(28ㆍ헝가리) 국제협력 담당관은 “과거 세대의 참혹한 유산을 한반도에서 만나 씁쓸하다”며 “평화의 기운이 하루빨리 이곳에도 전해지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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