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로 불러주니 쑥스럽네요. 아르바이트생이 더 어울리는데….“21일 폐막된 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ㆍ아셈) 행사진행 관계자 중에 순수한 의미의 자원봉사자는 없었다. 준비 과정에서 일반 시민들의 참여 공간을 원천적으로 배제,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아셈 무관심 풍조에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아셈 준비기획단이 이번 행사를 위해 배치한 인원은 모두 550여명. 이중 행시ㆍ외시 출신 수습사무관 130여명과 각 부처차량 운전기사 260여명 등 400여명은 공무원이다.
나머지 150여명은 대학생과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행사도우미들로, 맡은 분야에 따라 하루 5만~3만원의 수당과 식권을 지급받았다.
기획단 관계자는 “아셈은 올림픽이나 국제박람회처럼 일반인이 참여하는 행사가 아니라 외교ㆍ정치적 행사이므로 일정 수준의 어학능력과 분야별 전문성이 필요하다”면서 “최소한 한달 동안은 세부내용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순수한 의미의 자원봉사자를 선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사도우미들과 수습사무관들이 아셈 개회식 전에 받은 교육은 각각 2차례와 1차례뿐이었고 그나마 실무교육이 아닌 아셈 홍보교육이었다.
기획단측은 또한 요원들의 어학실력 등 특수성을 강조했지만 미디어센터 등에서 물건나르기, 복사, 책자 배포 등 허드렛일만 전담한 도우미들도 적지 않았다.
일본의 이와사키 사토시(岩崎哲ㆍ44) 기자는 “국제행사가 있을 때면 자원봉사자를 적극 활용하는데 지난달 오키나와 선진 8개국 정상회의 때도 많은 지역 주민이 맹활약했다”고 전했다.
핀란드 투오모 페소넨(40) 기자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민간 차원에서 구성한 `자원봉사자 풀'을 정부가 적극 활용한다”면서 “이로 인해 국가행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YMCA 신종원(辛鍾元) 시민중계실장은 “국내에 어학 등 뛰어난 인재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자원봉사 인력을 활용하고 키우는 데 인색하다”면서 “이번 아셈에도 신속ㆍ간편하게 인력을 조달하는데 급급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같다”고 말했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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