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ㆍ아셈) 개막일인 20일 시민ㆍ사회단체회원과 대학생들이 아셈 행사장과 서울 도심에서 `신 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반대하는 `반(反) 아셈' 시위를 강행,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했다.민주노총과 한총련, WTO반대 국민행동 등 160여개 단체가 참여한 `아셈2000 민간포럼'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에서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아셈 2000 신자유주의 반대 서울행동의 날' 집회를 가졌다. 이 집회에는 외국 NGO 관계자 200여명도 참여했다.
매향리 미군국제 폭격장 반대 국제연대 집회로 시작된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아셈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공고히 하는 수단이며, 빈곤과 불평등의 세계화만 확산시킨다”고 주장하고 ▦구조조정철회 ▦생태계보존 ▦무역자유화논의 중단 ▦WTOㆍIMF 등 신자유주의 국제기구폐지 ▦제3세계 외채탕감 ▦미일의 국가비상방어계획 중단 등 6개항을 요구했다.
프랑스인 셀리 루시(47ㆍ여)씨는 흥분한 표정으로 “1, 2회 아셈회의 때도 현장에 갔었지만, 한국 민중들의 저력과 열기에 놀랐다”면서 연신 “Go, Go ASEM”을 외쳤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어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세상을 바꾸자!'는 제목의 `서울선언문' 을 채택한 뒤 오후 4시께부터 잠실운동장 앞까지 3.7㎞를 행진하며, 경찰과 곳곳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이날 `반(反) 아셈' 시위에 대비, 아셈회의장 및 집회장 주변에 133개 중대 1만5,000여명과 헬기 15대, 살수차(물대포) 3대 등 각종 진압장비를 배치했다.
한편 `서울 행동의 날' 행사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민중대회 위원회'와 `WTOㆍ투자협정반대 국민행동'소속 시위대 2,500여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뱅뱅사거리 한국중공업 앞에서 집회를 연 뒤 강남역까지 1.5㎞거리를 행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격렬한 투석전을 벌여 10여명이 다치고 실신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이후 강남대로 편도 7차로 중 6개 차선을 점거한 채 연좌시위를 벌이다 연행자 전원 석방 약속을 받은 12시30분께 `서울행동의 날' 집회 참가를 위해 해산했다.
한총련 소속 대학생 150여명도 이날 오전 8시50분께 지하철 3호선 교대역 앞 도로 2차로를 막고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를 부추기는 아셈을 반대한다”며 시위를 벌이는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하루종일 아셈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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