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0일 오후 열린 한·독, 한·스페인 정상회담에서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와 스페인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가 김대중 대통령에게 즉석에서 대북수교 의사를 밝히고 자문을 구했다. 이에 대해 김 대통령은 "시의적절하다"고 환영하며 "북한이 중국과 베트남처럼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자력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북한이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일원이 되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아스나르 총리는 김 대통령의 동의를 듣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회답했다.O…이날 오전 아셈 개회식에서 각 정상들은 회의시작 45분전인 오전 8시 45분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을 시작으로 속속 도착, 모리 요시로 일본총리를 마지막으로 45분간에 걸쳐 입장했다. 관례상 국가별 알파벳 순으로 도착토록 하는 관행을 깨고 회의장으로부터 먼 거리의 호텔에 투숙한 정상들로부터 출발시켜,도착순으로 행사장에 입장했다. 개회식장과 가까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묵고 있는 슈뢰더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산책을 겸해 걸어서 왔다.
O…개회식 직후 열린 제 1차 정상회의는 개회식 지연으로 예정보다 15분 가량 늦게 시작?磯?. 회담장은 정상들간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갈수 있도록 테이블을 없애고 자리를 원형으로 배치했다. 또 회담장 천장에는 26개 대표단을 상징하는 띠 모양의 장식물을 배치하고 바닥은 조선시대 해시계인 앙부일구 문양으로 장식,웅장한 분위기 속에 한국적인 멋을 살렸다.
O…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오찬을 겸한 업무회의에서 김 대통령이 “말씀을 하실 분이 있으면 손을 들어 달라”고 권했는데 아무도 손을 들지 않자 김 대통령은 “배가 고파 손 들 기운이 없는 것 같은데, 식사를 하고 이야기 하자”고 조크, 분위기를 풀기도 했다.
이자리에서 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이 19일 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음식에 대해 극찬하며 조크를 나눈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시라크 대통령은 단군신화를 거론한 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마늘을 많이 먹는 모양”이라며 “마늘은 맛 있는 건강식품”이라고 말했다는 것.
김 대통령은 “시라크 대통령이 한국은 물론 동양에 대해 워낙 많이 알고 계셔서 다음 세상에는 아시아의 위대한 지도자로 태어날 것 같다”고 화답했다는 후문이다.
O…김 대통령은 20일 오후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아스나르 총리는 한국의 가을 날씨가 매우 청명하고 한국인들이 친절하게 맞아주어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면서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정상부인들 이모저모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중국 총리 부인 라오안 여사 등 정상부인 8명은 20일 오전11시께 서울 종로구 창덕궁서 한국 전통혼례식을 관람했다. 정상 부인들은 입구 안내문 앞에서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의 역사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이 여사의 안내에 따라 금천교, 인정전, 비원 등을 둘러봤다.
“여기가 옛날 한국 왕들이 살았던 곳이냐” “서울에 이런 고궁이 몇 개나 있느냐” 등 통역원들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며 창덕궁에 큰 관심을 보인 부인들은 국보 제225호인 인정전(仁政殿)을 배경으로 나란히 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창덕궁 내 비원에서 녹차, 한과 등 다과를 들며 20여분간 예문관 주최의 전통혼례식을 관람한 정상 부인들은 각국 혼례 절차 및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사진을 찍는등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부인들은 혼례식이 끝난 후 신랑, 신부 및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후 단체로 기념촬영을 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휠체어에 의존하는 인도네시아 총리 부인 신타 누리야 와히드 여사는 비원에서 뒤늦게 일행에 합류했으나 즐거운 표정으로 혼례식을 지켜봤다.
○…말레이시아 총리 부인 다토 세리 여사는 공식 일정이 없는 20일 오후를 이용, 서울 용산구 한남동 말레이시아 대사관저에서 오후4시부터 한시간여 동안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 부인 등 주한 말레이시아 여성 협회(MLA) 회원 20여명과 다과를 즐기며 환담했다.
세리 여사는 이 자리에서 본국 여성계 소식 등을 전하고 “참가자 개개인이 말레이시아 여성 전체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성실히 한국생활을 해나갈 것” 등을 당부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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