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소비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체감경기의 `경(硬)착륙'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20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소비자평가지수(6개월전과 비교한 현재의 가계소비상태)는 전달보다 14.4포인트나 하락한 80을 기록했다. 소비자 평가지수는 6개월전보다 소비를 줄였다는 가구가 늘렸다는 가구가 같을 때 100이 되며, 100에 못미칠 경우 소비를 줄인 가구가 늘린 가구보다 그만큼 많다는 뜻이 된다.
소비자평가지수는 5월(97.6)로 100이하로 떨어진 후 6월 98.9→7월 98→8월 96.4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달 평가지수 80은 99년 1월(78.6)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6개월전과 현재의 경기상황을 비교한 지수는 8월 101.1에서 9월 75.4로 곤두박질쳐, `경기 연(軟)착륙'에 대한 정부 기대와는 달리 체감경기는 수직낙하하는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비자평가지수가 현재의 경기상황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소비활동에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미침으로써 실제 경기움직임을 좌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6개월후의 소비상태를 전망하는 소비자기대지수도 지난달 90.9를 기록, 1년4개월만에 처음으로 100이하로 추락했다. 지수수준으론 1998년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6개월후 경기에 대한 기대는 전달 102.8에서 77.6으로 추락했으며, 내구소비재구매나 외식 및 오락비지출 등에서도 일제히 100이하로 떨어져 가계살림의 `긴축'징후가 분명해지고 있다.
현재의 소비상태 뿐 아니라 이처럼 향후 소비기대감 마저 비관적 전망이 압도적으로 우세해짐에 따라 소비심리 위축세는 장기화하고, 이로 인해 실물경기마저 급랭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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