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장' `일용 엄니' `금동이'. 시청자들에게 정겨운 인물들이다. 21일로 방송 20년을 맞는 최장수 드라마 MBC `전원일기' 의 캐릭터들이다. 80년 10월 21일 1화 `박수칠 때 떠나라' 를 방송한 `전원일기' 는 29일 982화 `친정 어머니' 편을 내보낸다.흑백 TV에서 방송을 시작해 컬러로 방송되고 있고, 40세 중년으로 김회장 역을 맡아 출연한 최불암이 올해 환갑을 맞는 만큼이나 `전원일기' 는 많이 변했다. 그 동안 초대 이연헌PD부터 13명의 연출자가 거쳐갔고 작가는 차범석 김정수 박예랑 김진숙씨등 14명이 집필해 왔다.
무대도 경기 양주군 일영면에서 양평군 강하면과 충남 청원군 문의면을 거쳐 현재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으로 옮겼다. 전두환정권 시절부터 12년간 극본을 썼던 작가 김정수씨는 “외압속에서도 농촌의 실상을 전달하려 했던 `전원일기'는 나에게 자식 같은 작품”이라고 20년을 회고했다.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일부 젊은 연기자들이 투입됐지만 최불암 김혜자 김수미 김용건 유인촌 박은수 등 주요 출연진은 20년을 한결같이 `전원일기' 를 지키고 있다.
한때 폐지의 위기를 넘기고 시청률 지상주의의 덫을 피하며 개인화 시대에 접어든 요즘에도, 3대가 사는 김회장댁 대가족을 중심으로 농촌 사람들의 삶을 담는 `전원일기' 가 15%대의 시청률을 올리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다양하다.
“ `전원일기' 는 우리의 것, 우리의 정신, 우리 땅에 대한 사랑을 미덕으로 확보한 채, 현실속에 뿌리 내린 모두가 꿈꾸어 온 영원한 고향” 이라는 시인 김광만씨의 찬사는 `전원일기' 에 대한 시청자의 일반적 정서라 할 수 있다.
`전원일기' 는 공동체 문화와 연장자에 대한 예우, 가정의 중요성 등을 담고 있어 전통적 가치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또한 도시인들에게 이 드라마는 고달픈 일상 속의 청량제 구실도 하고 있다. 하지만 부채, 토지, 농작물 가격, 의료문제 등 농촌이 직면하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한 관심이 적어 농촌 현실을 외면한 농촌 드라마라는 지적도 많다.
`전원일기' 의 권이상PD는 “상투적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이 드라마에는 여전히 우리가 포기해서는 안될 삶의 진정성이 담겨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시대 변화에도 맞는 드라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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