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서 활동 소프라노 박효서씨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소프라노 박효서(朴孝緖ㆍ38ㆍ이탈리아 이름 미미 박)씨가 최고의 오페라극장인 스칼라가 세계 초연하는 생존 작곡가 아지오 코르키의 신작 `타치아나'에 주역으로 출연한다. 20일부터 31일까지 6회 공연되는 작품은 허무주의적 세계관을 담은 체호프 희곡을 오페라화한 것으로, 세계적인 대가 피터 슈타인이 연출을 맡아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계에서 벽이 높기로 유명한 스칼라 무대에, 그것도 거장이 연출하는 초연 작품에, 서양인이 아닌 한국인 소프라노가 주역으로 등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스칼라 무대에 선 한국인 성악가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바리톤 김동규 뿐이다.
“이번 작품 `타치아나'는 일반적인 오케스트라 연주에 전자음악을 포함한 9종의 서로 다른 음악 스타일이 결합된 연주시간 1시간 30분의 현대오페라입니다. 바로크음악부터 재즈, 블루스, 전자음악까지, 거기에 차이코프스키 합창음악과 영국 아카펠라그룹 스윙글 싱어즈까지 가세하지요. 무대 등장인물만 180여명이고, 그중 150여명이 움직이면서 내는 소음과 대사도 음악에 포함됩니다. 베르디나 푸치니 등의 여느 오페라와는 완전히 다른 음악이기 때문에 두 달간 연습하느라 무척 힘들었지요.”
그는 1983년 세종대를 졸업하자마자 이탈리아 유학을 떠나 베르디음대와 피에졸레음악원을 졸업하고 91년부터 오페라 무대에 서왔다. 한국에서는 오페라를 한 적이 없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선망의 대상인 일급 극장들에서 공연해왔다.
밀라노의 스칼라극장은 물론 지난해 카타니아의 벨리니극장에서 마스카니의 `친구 프리츠' 주인공 `수젤'로 갈채를 받은 것을 비롯해 제노바의 카를로 페니체극장, 트리에스테의 베르디극장, 토리노의 레지오극장, 볼로냐의 코뮤날레극장 등이 그의 무대였다.
스칼라 오페라 출연은 이번이 아홉번째. 그동안은 조역이었다. 그중 정명훈이 지휘한 프란케티의 `크리스토퍼 콜롬보'는 콘서트 형식이긴 했지만 주역을 맡아 아르헨티나 순회공연까지 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