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이런 참사를 되풀이할 것인지 한심하다. 성남 지하 단란주점 화재참사는 지난 보도를 다시 보고 듣는 느낌이다. 폐쇄공간이나 다름없는 술집에서 불이 났으나 마땅한 탈출구는 없었다. 자동 소화시설은 없고, 불을 끌 종업원들은 먼저 달아났다. 가연성 내장재가 내뿜는 유독 가스가 빠져나갈 틈도 없었다. 소방점검은 무사 통과했고, 이마저 법규가 완화돼 안전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모든 게 대형참사 때마다 익히 듣던, 리메이크 스토리다.이어지는 보도나 당국의 조치도 뻔하다. 언론은 허술한 감독을 질책하고, 관은 업자와 일선 공무원을 탓하면서 서둘러 개선책을 내놓을 것이다. 그러나 잠시 소란스럽다가 조용해 질 것이고, 잊을 만하면 어디에선가 꼭 같은 참사가 다시 터질 것이다. 그게 우리 사회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솔직히 언제까지 이런 글을 써야 하는지 한심하다. 그래서 도대체 언제까지 이대로 갈 것인가 묻는다. 업자들의 안전의식과 공무원들의 책임감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기를 마냥 기다려야 하는가. 아니면 타락한 사회의 음주ㆍ 유흥 행태가 바뀌는 것을 고대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사회 전체가 진정한 선진사회가 될 때까지, 희생자 숫자나 세며 기다리라는 얘기나 다름없다.
사회 풍토와 국민 의식이 달라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4?다. 그러나 정부가 그 때까지 뒷수습이나 캠페인 따위나 하며 기다려서는 진정한 정부라 할 수 없다. 규제 완화도 좋지만, 부끄러운 후진적 참사를 막으려면 지하실 용도를 규제하거나 술집 비상구와 창문 숫자를 지정하는 등 강력한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자유와 자율에 모든 걸 내맡긴 사회는 밑동이 썩는 것을 막지 못한다.
선진 사회의 실질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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