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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내년이 걱정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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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내년이 걱정되네"

입력
2000.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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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주가… 신용하향 우려계열사의 최근 주가가 연중 최고가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지자 삼성그룹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계열사의 경우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으로 유동성 확보마저 불확실한 상황이다.

18일 삼성에 따르면 14개 상장 계열사의 평균 주가 하락률(연중최고가/최근주가)은 56.5%로 올 상반기에 비해 모든 계열사의 주가가 반토막 이하로 무너진 상태다. 그룹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는 SK텔레콤에 시가총액 1위를 내주는 수모마저 당했다.

가장 낙폭이 큰 계열사는 카메라를 만드는 삼성테크윈으로 1만4,100원(2월7일)까지 올라갔던 주가가 3,685원(10월17일)으로 73.9%나 폭락했다. 삼성전자(64.7%), 삼성물산(63.9%), 삼성전기(65%), 삼성엔지니어링(67.9%), 등 주력 기업들도 60%가 넘는 주가하락률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주가하락을 막을 묘책이나 호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 계열사 흑자에, 전년 대비 1.5배 이상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던 삼성이 최근 재무와 영업 모두에서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도 상당수 계열사가 이익을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반도체는 물론이고 사업 전부문에서의 불확실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특히 유동성 확보의 기준이 되는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기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삼성 계열사중 상당수가 `경제여건 및 환경악화에 따라 영향을 받기 쉽거나 원리금 지급능력이 의심스러운'등급(A 이하 등급)을 받고 있다.

원리금 지급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분류되는 트리플에이(AAA)와 더블에이(AA) 계열사는 삼성전자(AA+)와 삼성SDI(AA-), 제일기획(AA-)뿐이고, 나머지 11개 상장 계열사는 싱글에이 이하다.

삼성물산과 삼성전기가 싱글에이플러스(A+)이고, 삼성중공업과 삼성증권은 싱글에이마이너스(A-)다. 삼성엔지니어링(BBB+), 제일모직(BBB), 삼성테크윈(BBB-) 등 3개 회사는 투기등급(BB+ 이하)을 턱걸이했다.

삼성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금융불안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보유 유가증권 매각, 증자 등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신용등급을 상향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한 신용평가기관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자금지원이 거의 불가능한데다, 계열사별 명암이 엇갈리면서 일부 삼성 계열사의 경우 구조조정을 게을리 할 경우 신용불량 등급이 매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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