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국내로 들어오고 나가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규모가 사상 처음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유출입이 잦고, 투기성이 강한 증권투자자금의 이동규모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증시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 및 외부위험에 대한 노출도 함께 커지고 있다.18일 재정경제부가 국회 재경위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올 1~8월중 외국인증권투자자금 유입액은 월평균 58억7,000만달러, 유출액은 43억9,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매달 평균 102억6,000만달러(11조~12조원)의 자금이 국내 주식 및 채권을 사기 위해 들어오거나, 팔고 빠져 나가는 것이다.
1997년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액이 월평균 11억달러, 유출액은 10억1,000만달러였고 98년에도 유입 13억7,000만달러, 유출 9억8,000만달러 등 유출입규모는 월평균 23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작년에는 한달에 들어오고 나간 달러가 64억9,000만달러(유입 34억7,000만달러, 유출 30억2,000만달러)였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연초 국내증시 활황을 계기로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유입됐고 그만큼 이익을 실현하고 빠져 나가는 자금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년 들어 8월까지 외국인증권자금 유액총액은 469억8,000만달러, 유출총액은 351억1,000만달러로 작년 연간 유출입 총액(유입 417억4,000만달러, 유출 362억5,000만달러)을 능가하고 있다.
한 외환딜러는 “일상적 외환시장 거래에서 실수요자금을 제외할 경우 대부분이 외국인주식자금으로 메워지고 있다”며 “국내 증권시장뿐 아니라 외환시장도 사실상 외국인증권투자자 손에 놓여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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