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리모델링(노후건물 구조개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 1개 동(棟)을 통째로 리모델링하는 사례가 생겨 대형 건설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그동안 노후 아파트의 개조 방식으로 주종을 이뤘던 재건축이 건물 용적률(건물 바닥 면적에 대한 연면적의 비율) 규제 강화로 어려워짐에 따라 리모델링이 대체 시장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자원낭비와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정부도 제도적인 뒷받침을 준비중이다.
추진 실태 주택공사는 경기 오산 외인 임대아파트 1개동 48세대 전체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를 다음달 중순 시작해 내년 5월 완공할 예정이다. 그동안 아파트 세대별 리모델링은 있었지만, 단지나 동(棟)을 통째로 리모델링하는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사업비는 20억원으로, 천정, 바닥재 교체 등 건물 개보수, 창호ㆍ설비배관 전면 교체, 발코니 난간 교체 등 시설물 보완공사를 하게 된다. 또 세대통합형 설계를 적용, 29평형 4세대를 58평형 2세대로 바꾸는 공사도 함께 진행된다.
주공은 관련법 제정, 금융ㆍ세제 지원 등 리모델링 관련 제도가 마련되는 대로 내년 하반O? 중 민간 아파트 단지 전체를 대상으로 한 리모델링 사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민간 건설업체도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서초동 무지개 아파트 10개동 1,074세대의 리모델링을 추진중이다.
재건축을 할 경우 용적률이 250~290%로 제한돼 세대당 2억5,000만원 이상 부담해야 하지만, 리모델링의 경우 5분의 1 수준인 세대당 4,000~5,000만원 정도면 된다고 현대측은 밝혔다. 주민들이 재건축을 선호하지만, 비용 부담이 커 망설이고 있다.
삼성물산 주택부문도 서울 이촌동 B아파트 3개동 200여 세대의 리모델링을 위해 주민들을 상대로 조만간 사업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전문 리모델링 업체 `끌과정'은 이촌동 A아파트 144세대의 리모델링을 추진중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8층의 단독 건물로 재건축의 이점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주민들이 리모델링을 적극 희망하고 있다. 64평형인 이 아파트의 세대당 공사 비용은 1억1,500여만원.
왜 리모델링인가 우선 용적률 강화 등으로 재건축을 통해 `공짜로' 새 집을 마련하기가 어렵게 됐다. 단지별 또는 동별 리모델링은 주민들의 합의가 있어야만 가능한데, 대체로 50~60평 짜리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부유층이 많이 사는 아파트가 주요 대상이 된다.
주민들이 현재의 주거환경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욕구와 리모델링 비용 부담을 할 경제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끌과정' 이경화 실장은 “재건축을 하지 않고 노후주택을 개조하려면 리모델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세대별로 하는 것보다 동별 또는 단지별로 하면 기본 골조나 설비를 교체할 수 있고, 비용도 오히려 줄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주민들의 합의를 얻어내는 것. 일부 주민이라도 반대하면 전체 리모델링은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공사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주민들의 동의를 100% 얻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앞으로도 소형 아파트의 리모델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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