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김홍도.신윤복 특별전조선시대 풍속화의 양대 봉우리였던 단원 김홍도(金弘道 1745-1806년)와 혜원 신윤복(申潤福 1758?-1820년이후)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비교 감상해 볼 수 있는 진귀한 전시회가 15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간송미술관에서 열린다. 모두 간송미술품의 소장품으로 100여점 넘는 작품들이 선보인다. (02)762-0442
단원과 혜원은 우리 진경(진경)문화를 꽃피웠던 대표적 화원(화원 왕실소속) 화가이다. 최완수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은 " 이들은 풍속화를 화려하게 개화시켜 진경문화를 마무리했다" 면서 "문화의 창조성 보다는 난만성(난만성)을 추구했던 화가들 "이라고 평가했다.
둘 다 화원출신이었지만 여러 면에서 이들은 대비된다.
단원은 그의 스승이었던 사대부화가 표암 강세황이 언급한대로 '인물 산수 선불(신선과 불보살) 화과(꽃과 과일) 금충(새와 곤충) 어해(물고기와 게) 등 능하지 않은 화과가 없는 하늘로부터 재주를 타고난 작가' 였다. 이처럼 출중한 재능 덕분에 세습화원 집안 출신이 아니면서도 29세에 화원화가가 돼 정조의 특별한 후원 아래 국가 최고 화원화가의 대접을 받았다.
반면 혜원은 3대에 걸친 화원가문으로 아버지 일재(일재) 신한평(신한평)은 당대를 대표하는 화원화가였다. 하지만 붐? 자가 함께 화원에서 일하기 힘들었던 당시 관습때문이었는지, 신한평은 무려 36년이상 화원으로 일했던 데 비해 혜원은 젊은 시절 도화서에서 쫓겨나 외방에 나가 지도나 그리며 떠돌이 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혜원의 출생 사망년도나 도화서 봉직기간 등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그림 또한 희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나오는 그림도 대부분 단원의 것이고, 혜원의 작품은 30여점 안팎이다.
하지만 후대에 이르러서 혜원은 단원보다 사실적이고 생생한 그림세계를 추구했던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실정이다. 단원이 한평생 왕의 눈길을 받으며 개성을 살리기보다는 조선의 고유색이 짙게 드러나는 그림을 주로 그렸다면, 혜원은 비교적 자유로운 작품활동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인지 붓질도 거칠고 대담하다.
최완수소장은 "혜원을 단지 풍속화의 대가로, 나아가 대중에 영합한 춘화에 탐닉한 화가로 보는 것은 잘못" 이라면서 "산수화나 영모화에서도 녹록치 않은 뛰어난 기량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혜원 여성미의 결정체라 하는 '미인도'를 비롯, 풍속화의 백미로 꼽히는 30폭 '전신첩(전신첩 국보 135호)' ,대작 풍속도인 '행려풍속도병(행려풍속도병)' 등이 전시된다. 전신첩에는 나물캐는 아낙네의 소맷부리를 슬그머니 잡는 남정네, 진달래 붉게 물든 봄날 기녀를 대동하고 답청(답청)을 나선 젊은이, 한밤중 남녀의 밀회 장면등 다양한 정경들이 산간이나 계곡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단원의 작품으로는 금강산 사생여행을 다녀온 뒤 완성한 '해산첩' 을 비롯, 시정을 표출한 영모화, 화조화, 도석화등이 두루 전시된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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