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규모의 석유회사 쉐브론이 16일 7위의 텍사코를 351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양사는 이날 쉐브론 1주당 텍사코 0.77주의 비율로 합병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미국내에서 각각 2, 3위인 양사가 합친 `쉐브론 텍사코'는 하루 석유 생산량 271만배럴로 엑슨 모빌, 쉘, BP에 이어 세계4위 규모의 회사가 된다.
양사의 합병은 최근 2년에 걸쳐 진행된 세계적 석유회사들의 합병 추세를 뒤따른 것이다. 이 기간동안 쉘은 로얄 더치사, BP는 아모코사, 엘프는 토털피나와 각각 합병했다. 이를 통해 석유업계 메이저들은 덩치를 세계적 수준으로 키움과 동시에 경비를 절감하고 영향력과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서아프리카와 소련, 남아메리카에서 원유를 생산해온 쉐브론과 텍사코는 양사 합쳐서 총직원수가 5만5,000명에 달한다. 새 회사는 4,000명의 인원감축과 연간 12억 달러의 경비절감을 할 수 있다.
인수 가격을 놓고 1년여 끌어오던 양사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끝남에 따라 기존에 논의되고 있던 업체간의 합병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가장 진척이 된 예상 합병 파트너로는 역시 세계적 규모의 회사들로 이탈리아의 ENI(세계 6위)와 스페인의 렙솔(8위)이 꼽~Qm 고 있다.
그러나 쉐브론과 텍사코의 합병은 최근 유가폭등 및 미국 대선과 맞물려 논쟁거리가 될 소지가 많다. 고유가가 대선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유가 책정에 있어 대규모 석유회사들의 지나친 영향력을 문제삼고 있다. 또 소비자 단체들도 기업들의 합병으로 경쟁사가 줄어들면 유가가 하락할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에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이들 양사의 합병은 연방무역위원회(FTC)의 까다로운 반독점 심사 과정에서 상당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정 기자 y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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