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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이젠 내정도 '통큰정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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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이젠 내정도 '통큰정치'를

입력
2000.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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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의 열띤 환호 속에 새 천년 첫번째의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대통령은 우리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다.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 온 우리나라를 노벨상 수상국 반열에 처음으로 올려놓은 장한 일을 해낸 때문이다. 그는 노벨상을 수상한 첫번째 한국인이라는 의미를 넘어 그 자신을 세계사에 기록되는 큰 인물로 부각시켰다. 이제 그는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보다 세계적 인물로 부상한 것이다.노벨상 수상의 영예는 김 대통령 개인과 우리 국민에게 큰 영광과 기쁨을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그에 따른 기대와 책임이 크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대통령은 여느 대통령과 무엇인가 다른 차별화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국민은 이번 수상발표를 듣고 김 대통령에게 크나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대통령으로서 그가 해야 할 일은 나라 안팎에 걸쳐 너무나 많다. 대북문제 해결이 중요한 국정 과제임은 말 할 필요 없이 분명하지만 그보다 앞서 국내의 정치 경제문제를 해결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아 한다는 것이 국민의 일치된 의견이다.

우리 내부에서 사회통합이 이루어지지 못한 채 분열과 갈등이 계속되고 경제의 불안으로 국?민생활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국내의 평화는 유지되지 못한다. 국내에서 평화로운 사회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대북 지원은 물론 모든 국민의 염원인 한반도의 평화는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앞으로 계속 추진해야 할 대북협력관계가 결실을 맺으려면 우리 내부의 정치가 안정되고 국민통합이 이루어진 바탕 위에서 경제가 활력을 유지해야만 한다.

먼저 파행과 극한 대립으로 국력을 낭비하고 있는 정치권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도록 결단을 내려야 한다. 우리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가신그룹 중심의 폐쇄적인 좁은 정치의 틀을 깨고, 폭 넓은 시야로 인재를 발굴하며 `통큰 정치'를 펼쳐 주기 바란다.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하여 적시에 정책대응을 할 수 있는 `열린 정치'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민심의 흐름을 올바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이에 따른 정책대응이 적시에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정부의 불신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항상 국민의 소리에 귀를 여는 지혜가 필요하다.

다음에 침체되어가는 우리 경제를 다시 활력있게 회복시키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경제는 국민의 민생과 직결되어 있다. 집권 초기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한 때 순조롭게 성장하던 우리 경제가 기업과 금융분야의 개혁이 느슨해진 사이 다시금 경쟁력이 약화되어 경제불안의 요인을 안게 된 것이다.

국제유가의 상승 등 우리 경제외적요인에 의한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경제내부의 불안요소가 오히려 많은 상황이다. IMF관리체제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김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와 정책수행 능력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능히 개선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끝으로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있는 지역간 계층간의 갈등을 해소하는데 앞장 서주기 바란다. 집권 초기부터 국민화합을 정책목표의 하나로 제시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김 대통령이다. 오랜 세월 골이 깊게 파인 지역간의 갈등해소는 어떤 정책대안보다도 과감한 인사문제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지역연고나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능력있고 덕망있는 인사를 과감하게 발굴하여 기용하여야 한다. 핵심 요직에 충성심보다도 능력과 인격위주의 인사를 기용할 때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지역갈등의 벽을 허물 수 있을 것이다.

이세중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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