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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호텔 추방 '산넘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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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호텔 추방 '산넘어산'

입력
2000.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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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호텔과의 전쟁'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러브호텔 난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기 부천시와 고양시 등 기초자치단체들이 허가취소 또는 폐쇄 방침을 정했으나 보상비 등 막대한 예산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게다가 법정으로 비화할 경우 지자체가 승소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러브호텔 폐쇄가 한바탕 말잔치로 끝날 것이란 우려도 높아가고 있다.

■ 정부 경기도 폐쇄 지원 불가

황교선 고양시장은 지난 10일 “미착공 러브호텔(5개)의 건축허가를 즉각 취소하고, 신축ㆍ영업중인 러브호텔(22개)도 용도변경이나 이전을 추진한 뒤 불응하면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러브호텔 허가취소와 폐쇄에 따라 업주들에게 보상해줘야 하는 비용은 1,000억~1,500억원(고양시 추정). 고양시는 이중 80~90%는 경기도와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했으나, 경기도는 “허가는 고양시가 해놓고 도가 폐쇄보상금을 부담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거부했다.

정부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러브호텔 보상자금을 국고에서 지원~um 줄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고 현실적으로도 적자재정인 상황에서 지원은 불가능하다”며 “특히 러브호텔은 전국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특정 지자체에만 지원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 업주들 법적대응도 난제

이 와중에 업주들이 법적대응에 나서 러브호텔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고양시 일산구 대화동 러브호텔촌에서 영업중인 숙박업소 업주 9명은 16일 황 고양시장을 방문, “법적 근거도 업는 폐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미착공 러브호텔 업주 5명도 같은 입장이다.

이들이 법적 대응할 경우 결과는 예측불허다. 현재 영업중이거나 허가를 받은 러브호텔은 모두 도시계획법과 학교보건법에 따라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쳐 적법하게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를 폐쇄하면 사유재산권 침해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민병현 변호사는 “지자체가 업자 스스로 업종을 변경하도록 종용할 수는 있지만 강제로 폐쇄할 법적 근거는 없기 때문에 승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개발연구원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실탄도 없이 전쟁을 선포한 형국”이라며 “주민들의 피해와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를 포함한 관련기관들이 이른 시일내에 실현가능한 전술과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김 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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