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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엿보기] 야구판 어지럽히는 '시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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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엿보기] 야구판 어지럽히는 '시누이들'

입력
2000.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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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요즘 프로야구판을 한꺼풀 뒤집어 보면 물밑에서 재미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김응용 해태감독이 팀과 결별을 선언하면서 촉발된 각 팀 감독들의 연쇄이동에 관한 각종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가관인 것은 야구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행태다.

야구판에서 목청깨나 높은 사람들이면 누구나 한마디씩 거든다. 누구 누구는 이래서 안되고 누가 그 팀에 가야 된다는 식이다. 물론 수십년씩 야구판에서 놀았던 사람들의 말이라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찬찬히 곱씹어보면 말하는 사람의 친소관계에 따라 적임자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야구인들도 있고 팀관계자도 있고 야구에 정통한 언론인들도 있다.

문제는 야구판의 `시누이'들이 시즌이 종료된 후 감독경질설이 나돌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구단들도 야구에 대한 지식이 많고 사람들을 많이 아는 이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의 자문은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도가 지나치면 무언의 압력이 된다. 실제로 그런 일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특정팀의 후임감독이 결정되면 `누가 보이지 않은 손이었다더라'는 식의 `카더라통신'이 난무한다. 최근 감독이 바뀔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특정구단의 관계자는 “이제는 진절머리가 난다.

구단의 사정은 구단사람들이 제일 잘안다. 그런데도 이사람 저사람이 여기저기에 줄대기를 일삼고 자기의 뜻과 다른 얘기를 하면 마치 나쁜 사람인 양 말을 해댄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언제부턴가 감독이나 코칭스태프선임은 `줄서기'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 느낌이다.

어느 조직이든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프로야구도 그렇다. 감독 한명의 역량에 따라 구단전체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실례로 두산은 김인식감독이 들어서면서 팀분위기가 안정됐고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근거가 있든 없든 특정인물의 `비토론'을 제기하는 시누이들의 행태는 이제 프로야구판에서 사라져야 한다. 항상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프로야구판에도 역량이 있는 젊은 지도자가 있다면 그에게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해 정도를 넘어서 가타부타 시비를 걸어서는 안된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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