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해 계속 침묵하고 있다.북한은 14일 중앙방송을 통해 “세계 각국 주요 인사들이 `김정일 동지는 조국통일과 민족대단결의 중심'이라고 찬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5일에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노동당 창건 기념 축전에서 “김 위원장의 대담한 제안으로 성사된 남북간 정부. 민간급 대표단의 상호내왕을 통해 세계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김 위원장의 진실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은연중 한반도 평화의 주역이 김 대통령이 아닌 김정일 위원장임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북한이 김 대통령의 수상 소식을 전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북한은 남한과 달리 노벨상을 서방 자본주의 국가들의 잔치로 폄하, 지금까지 수상소식을 공식 보도한 적이 한번도 없다. 더욱이 남측의 `경사'를 주민들에게 알린 전례가 없어 김 대통령의 수상소식을 보도할 리 만무하다는 설명이다. 북한 매체들은 6ㆍ15공동선언후 남한에 대한 비방은 중지했지만, 남측 인사들이 장군님을 따르고 있다는 체제 선전은 계속하고 있4?다.
따라서 일반 주민은 노벨상 자체를 모르고 있고 , 바깥소식을 접하는 북한 지도층만 김 대통령의 수상 소식을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9~14일 노동당 창건 기념식에 참석하고 돌아온 민주노총의 김영제 통일국장은 “북한측이 13일 저녁 김 대통령의 수상 소식을 즉시 알려줬으나 이에 대해 가타부타 논평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일 위원장도 김 대통령의 수상을 내심 기뻐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6ㆍ15 공동선언 이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북측 의도대로 남북 화해국면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김 대통령에게 비공식 채널로 축하의 뜻을 전해왔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추측도 나오고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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