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기를 심하게 학대한 놀이방 원장이 부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동대문경찰서는 15일 A놀이방 원장 B(29ㆍ여)씨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13일 오후 4시께 생후 27개월된 놀이방 원아 C양이 자꾸 운다는 이유로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고, 발바닥 등을 컴퍼스 바늘로 44군데나 찔러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다.
아기의 부모는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30대 맞벌이 부부. 품 속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 딸 아이를 지난달 23일부터 남의 손에 맡겨놓고 늘 마음 아파하던 부부는 13일 밤 평소처럼 가게 문을 닫고 놀이방에서 아이를 찾아왔다가 기겁할 듯이 놀랐다.
딸아이의 코와 이마 등 얼굴이 손톱자국 등으로 엉망이 돼 있었고 입술 안쪽이 터져 잔뜩 부었는가 하면, 양쪽 발바닥 전체가 온통 예리한 무엇인가에 찔린 흉터 투성이였기 때문. 한달음에 놀이방으로 달려가 따졌으나 원장 B씨는 “모르는 일”이라며 한사코 잡아뗐다.
밤새 한잠도 이루지 못한 채 날이 새자마자 달려온 C양 부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조사 결과 아기의 상처가 원장 B씨의 소행인 것으로 결론내렸다.
C양의 어머니(34)는 “딸아이가 손이 닿기만 해도 깜짝깜짝 놀란다”며 “몸의 상처보다도 혹시 아이에게 남을 정신적 상처가 더 걱정”이라고 분개했다. C양의 어머니는 또 “아이의 몸에 오래된 상처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한 것 같다”고 기막혀 했다.
다른 보육교사 없이 혼자 12명의 아이를 돌보고 있는 B씨는 “그 아이가 유난히 많이 울고 사람을 힘들게 했지만 때리지는 않았다”고 말한 뒤 더이상 말문을 열지 않았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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