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제 다시 경제 챙기기에 본격 나서야 한다.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은 그것이 옳든, 아니든 간에 정부의 대북정책 편중에 따른 국내경제 경시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있다는 점을 정부는 솔직히 받아들여야 한다. 더욱이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각종 요소들이 해소되기는 커녕 갈 수록 악화하고 있어 자칫하면 진짜 위기에 빠질 우려가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는 분위기인 것이다.한때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세로 돌아서고 있고 전망 또한 낙관적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주로 도입하는 두바이산 원유는 11일 배럴당 29.98달러에서 12일에는 32.36달러로 뛰었다. 걸프전 이후 최고치다. 불안한 중동정세로 얼마나 더 오를지 알 수가 없다. 소비 절약 이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경제안정 기조가 위협받지 않을까 걱정이다.
금융시장 불안도 지속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13일 한때 500선이 무너지는 등 주가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3일 장중에 달러당 1,13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시장이 일시적 공황상황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국제수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고, 앞으로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노사관계도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한국노총은 25일부터 노사정 참여를 중단하고 12월15일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노동계의 주장은 사측이나 정부가 수용하기 힘든 내용이 많아 협상 타결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어디를 둘러 보아도 우리 경제에 호재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가는 IMF체제 진입 이후 간신히 회복시킨 경제가 다시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최근의 경제위기는 외적인 요소가 많지만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감 상실도 큰 몫을 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우리의 국제사회에서의 신인도는 크게 높아졌다. 국민을 다시 결집시킬 수 있는 응집력이 마련된 셈이다. 정부가 정책에 대한 시장의 믿음을 회복하고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김 대통령은 그동안 몇번이나 경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국민에게 다짐한바 있다. 이제 다시 한번 위기 극복의 전면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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