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축함테러' 범인 누구56개의 토마호크 미사일 등 10억 달러의 무기를 장착한 미국의 최신예 유도미사일 구축함 콜호에 자살 폭탄테러를 감행한 테러리스트들의 정체와 범행 동기는 무엇일까.
현재까지 확실한 물증은 없지만 미국은 이번 테러공격이 조직적인 집단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으로 보고있으며 용의선상에 국제적인 테러리스트의 대부(代夫)인 오스만 빈 라덴을 최우선 순위로 올려놓고 있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 존 워너는 이번 사건과 관련, 국방부의 브리핑을 받은후 기자들에게 “오스마 빈 라덴과 관련된 그룹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며 “국방부가 이들의 말이 신빙성이 있는 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 라덴은 최근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유혈사태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하자 이슬람 국가들이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를 틈타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미국은 분석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억만장자의 아들로 태어난 빈 라덴은 지난 3년간 남 예멘에서 발생한 20여건의 폭탄공격을 주도한 이슬람 무장단체인 아덴과 아비얀 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빈 라덴의 가족은 현재 예멘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1998년 2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 폭탄테러 사건 배후조종자로 수배된 상태며 그의 목에는 현상금 400만 달러가 걸려있다.
빈 라덴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은신하면서 주로 무자헤딘 출신의 테러리스들을 훈련시키고 있으며 사우디와 예멘 등에서 운영하는 비밀 사업체를 통해 자금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번 테러사건은 빈 라덴의 부하들 또는 그를 추종하는 테러그룹이 예멘 정부의 내부 정보원들 또는 아덴항 직원들과 공모해 6개월 이상 `거사'를 준비해왔을 것이라고 미국의 NBC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유엔의 대 이라크에 대한 제재를 위한 해상봉쇄작전에 합류하기 위해 가던 콜호는 비상경계상태에서 정박 이틀전까지도 배의 스케줄을 변경할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썼지만 결국 테러공격을 당한 것도 이처럼 치밀한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폭탄을 적재한 고무보트가 구축함에 충돌하기 직전 자살특공대로 보이는 두 사람이 보트위에서 경례를 하며 의식을 치뤘다는 미확인 정보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도 역시 빈 라덴의 자살특공대에 혐의를 두고 있다.
한편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사건 후 즉각 성명을 발표 “이번 사건을 야비하고 비겁한 테러행위”라며 극도의 분노를 표시하며 정체가 밝혀질 경우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유혈사태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이번 구축함 사건으로 걸프 지역에 다시 한번 전운이 깃들고 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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