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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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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

입력
2000.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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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간의 한국일보를 보면 일단 시원하다는 느낌이다. 기사의 대형화로 지면을 넓게 활용한 것이 그 이유다. 기사의 대형화는 스트레이트 위주의 토막형 기사가 너무 많던 과거의 신문편집방식을 벗어난 선진화한 포맷이어서 환영할 일이다.기사는 커야 사회적 의제로 주목받을 수 있고 사회구성원의 담론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과다한 토막형 기사의 난무는 다양한 사회적 논의를 수용하고 전달한다는 긍정적 측면보다는 오히려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사회적 쟁점이 무엇인지, 그 주제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10일 1면에 게재되었던 `공무원 연금부담률 9%로'나 11일자 `판교·화성·천안 아산 신도시 추진'기사는 대형화한 기사에 이어 추진배경과 문제점을 후속기사로 상세히 다뤄 독자가 그 논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 충실한 안내역할을 했다.

신문의 임무가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가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이다. 사회적 쟁점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중요한 신문의 기능인 것이다.

최근 남북 화해무드 속에서 여러 문제제기가 나오는 가운데, 북한의 노동당 창당 초청 참석문점? 에 대한 찬반 포럼(6일)이나 남북 관계개선 속도의 적절성에 관한 통일포럼(10일)등은 공론장의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시의성있고 바람직한 기사였다고 판단된다. 11일자 경제면에 실린 데이트레이딩의 증시에 대한 위해성 찬반기사도 이런 면에서 적절했다.

`한국일보하면 문화'라는 인식이 일반 독자들에게 있다. 그만큼 문화면에서 다루는 내용이 다양하고 심층적이며 재미있다. 신문하면 연일 정치인들의 지루한 공방과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기사가 대부분인데, 잠시나마 독자를 편안한 안식처로 이끄는 것이 바로 문화기사다.

이런 사회적 순기능을 하는 문화 기사들이 차별화하고 다양한 장르의 내용을 분석적이면서도 재미있게 다룬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음악·무용, 연극, 패션, 오락·외국어 등으로 세분화한 소주제 속에서 심층적인 기사가 돋보인 한 주였다. 특히, 6일자부터 시작된 위크엔드섹션은 문화가 강점인 한국일보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재미있는 문화기사가 있는 반면 다른 기사는 독자의 흥미를 별로 이끌지 못하는데 아쉬움이 남는 한 주였다. 전체적으로 편집의 묘를 살릴 필요가 있다. 사각형의 도식적인 편집형식이 지나쳐 기사의 생동감이 적고 딱딱한 인상이 강하다. 1면부터 사회면에 이르기까지 정사각형의 편집이고, 때로는 컬러로 테두리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때문에 교과서를 접하는 느낌이다. 기사의 내용과 성격에 맞춰 역동성을 줄 수 있는 편집이 요구된다.

사고(社告)가 너무 많고 크다는데도 문제가 있다. 또한 신문사 주최 행사에 대한 지나친 홍보성 기사도 많아 보인다. 5일자에는 신문사 주최 전국 국악경연대회를 1면에 게재했고, 6일자에?는 `자매지 서울경제신문 분사' `위크엔드섹션 오늘부터 발행'이 1면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7일에는 신문사주최 대한민국 청소년 음악콩쿠르 입상내역을, 10일에도 신문사주최 대입학력경시대회 입상자 발표를, 11일에는 신문사제정 한국광고대상 수상작 발표내용을 실었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사고나 신문사주최 행사내역을, 그것도 1면에 실으니 신문의 권위가 없어 보였다. 또한 입상자들에 대한 소개기사도 상대적으로 커 홍보성이 너무 지나쳤다는 생각이다. 행사 주관도 필요하고 그 내용을 알리는 것도 부수적으로 요구되겠지만, 좀더 차분하게 신문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천일ㆍ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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