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시집 낸 창원대 총장 이수오“산에서 자연을 보고, 자연에서 신을 봤습니다. 신에서는 결국 우리 인생을 보았지요. 이 산행의 심적인 기록이 바로 제 시입니다. 평생을 자연과학도로서 살아온 제게 산행과 시는 삶의 본질을 찾는 소중한 행위였습니다.”
국립창원대 이수오(53ㆍ사진) 총장이 두번째 시집 `지금은 알 것 같습니다'(문학수첩 발행)를 냈다. 지난 해 말 첫번째 시집 `그대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가 사람과 자연과 신이 한 데 어우러져 펼쳐지는 사랑을 그렸다면, 이번에는 산행에서 얻은 사색과 명상을 욕심 없이 풀어냈다. 생물공학 박사이자 국립대 총장이라는, 시작(詩作) 환경과는 거리가 먼 빠듯한 삶 속에서 우러나오는 그의 시어는 오히려 산뜻하고 따뜻하다.
`산의 그늘에 들고/ 산에 오르고/ 산에 누우면// 무명에 사로잡힌 몸,/ 산의 영혼으로/ 자각의 힘 얻고/ 마음은 무너져 내린다// 결코, 머무름이 없는/ 무등(無等)의 생명 키워내는/ 산의 아름다움에/ 무욕(無慾)의 시간이 흐른다'(`산의 영혼'전문)
그는 유달리 산행을 즐긴다. 남한의 웬만한 산은 다 가보았고 최근에는 금강산과 백두산도 다녀왔다. 산행은 곧 동심으로 돌아가는 길이고, 궁핍했던 과거를 되돌아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m 다 시를 쓰게 됐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시 취직이 잘 되는 이공계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않았다면 저는 문학이나 인문사회학에 매달렸을 것입니다.”
8월 말 잠시 들렀던 아일랜드에서 호수를 오가는 유람선의 선장이 예이츠의 시를 낭송하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는 시인. 그러면서 교육은 개혁이 아니라 개선이고 진화라며 현 교육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대학총장. 그는 오늘도 시작을 위한 수첩을 꺼내든다.
/글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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