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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했던 시골집 셋째달의 소설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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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했던 시골집 셋째달의 소설같은 삶

입력
2000.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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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이종선 지음 두리미디어 발행

파란의 한국 현대사에 부침해왔던 이 땅 어머니들에게서 소설 같지 않은 삶이 어디 있겠는가. 가슴 속 묻어뒀던 이야기를 풀어내자면 한 수레로도 부족할 것이다.

`나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두리 미디어 발행)의 저자 이종선씨(69)의 남다른 삶도 `전쟁'과 `이민'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현재 미국 와이오밍주 프레스턴 대학에서 외국인 학생을 위한 상임고문으로 활동하는 저자는 충북의 가난한 시골 집안의 셋째 딸이었다. 당시의 여성들이 다들 그렇듯 보통학교 졸업이 전부였고, 아들에 대한 바람 때문에 남자 옷을 입으며 남자처럼 키워졌다. 그러나 가난 속에서도 공부를 해야겠다는 집념만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16세에 그는 무작정 상경했다. 그 이후 그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전쟁이 터지자 간호사로 북으로 끌려가 인민군을 치료하기도 했고, 다시 남으로 내려왔을 때는 간호장교에 응시해 군인의 신분으로 전쟁터를 누볐다. 전쟁이 끝났을 때는 국비 유학생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마취학을 공부했다. 1966년에는 미국으로 이민 가 21년동안 미국 재향군인병원에서 근무했고, 노년에는 의료봉사 활~m 으로 남미 아마존의 오지를 누비고 다녔다.

책에서 저자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전쟁의 비극적 참상도 생생히 묘사한다. 인민군을 치료했다는 이유로 빨갱이로 몰려 다른 인민군과 함께 총살당하는 순간, 운좋게도 그만 총탄을 피해 살아남았다고 한다. 그 전쟁의 와중에서도 간호장교 시험에 응시해 국군으로서 다시 전쟁터를 누비게 됐다.

이민 생활에서 겪은 고초도 풀어내면서 저자는 목표를 향해 도전하며 숨가쁘게 달려왔던 자신의 삶을 차분히 되돌아본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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