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더운 오후에 망우동이 종점인 시내버스를 탔는데 에어컨이 고장난 버스였다. 창문이 모두 열려 있었지만 다른 차에서 나는 매연과 열기 때문에 더욱 짜증이 났다. `왜 이 시간에 이런 차를 보냈을까'로 시작해서 별 생각이 다 들었다.그러다 내리는 문 위에 승객불편사항신고 표시가 큼직하게 붙어 있는 걸 봤다. 요금도 올랐고 대중교통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무언가 달라져야 할 것 같아 한참을 망설이다 그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버스회사에서 “이런 차도 있고 저런 차도 있는데 하필 그 차를 타 놓고 시비를 하느냐”며 화를 내는 것이다.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만 했어도 풀릴텐데 다른 회사도 그런 차가 많다며 도리어 큰소리치는 것이 기가 막혔다. 시내버스 중에는 버스에 오르는 승객들에게 친절히 인사하고 소지품을 주의하라는 방송도 하는 차도 있다. 너무 비교됐다.
이계자·서울 중랑구 망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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