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SK 전경준의 한 골은 수원 삼성의 데니스, 산드로의 연이은 해트트릭보다 훨씬 값졌다.부천은 11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00프로축구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17분 전경준의 결승골로 부산 아이콘스를 1-0으로 꺾고 16승11패(승점36점)으로 4위를 차지,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전관왕 수원은 광양경기에서 데니스와 산드로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데 힘입어 전남을 7-3으로 대파하며 14승13패(승점36점)로 부천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전반전이 끝난 후 수원이 전남에 2-0으로 앞서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천 라커룸은 일순간 긴장감에 휩싸였다. 경기 전 “이판사판”이라는 말로 마지막 경기에 대한 비장한 각오를 밝혔던 조윤환 감독도 초조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후반 17분 결승골이 터지기 전까지 수원은 4-1로 점수차를 벌려 자칫 골득실까지 부천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들었다. 하지만 대한화재컵 우승의 일등공신 전경준이 `후반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성재 대신 투입된 전경준은 후반 17분 롤란과 2-1패스로 단독기회를 만들어낸 후 부산 GK 정유석까지 따돌리고 천금 같은 결승골을 뽑았다. 고질적인 오른쪽 무릎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팀의 해결사로 또 한번 진가를 발휘했다.
수원 데니스는 지난 8월30일 대전과의 경기에 이어 이날 두 번째 해트트릭(통산 56호 올시즌 5호)을 기록했지만 준플레이오프 티켓이 물건너 가는 바람에 빛이 나지 않았다. 산드로의 해트트릭(통산 57호)도, 박건하의 1골 2도움도 마찬가지로 마찬가지였다.
이밖에 정규리그 1위 안양 LG는 홈경기에서 대전 시티즌에 2-0으로 승리했고 울산 현대는 전주에서 전북 현대를 2-0으로 물리쳤다.
모두가 순위와는 관계없지만 프로축구 대미를 장식한 승리였다. 한편 올시즌 프로축구 정규리그는 모두 막을 내리고 11월1일 부천_전북의 3, 4위간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포스트시즌을 벌인다.
창원=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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