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0일 최후통첩 시한을 최대 나흘간 연기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전쟁 위기로 치닫던 중동사태에 조심스런 희망이 보이고 있다.이스라엘의 이 같은 발표는 미국의 정상회담 계획 및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중동방문 등 국제사회의 중재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최후통첩 시한 연기결정에는 쏟아지는 국제사회의 비난에 대한 이스라엘의 부담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리엘 샤론 리쿠드당 총재의 알 아크사 방문이 사태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데다 전면전에 따른 대규모 유혈충돌까지 야기한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벼랑으로 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나흐만 샤이 이스라엘정부 대변인도 “우리가 거역하거나 무시할 수 없는 국제사회의 외교노력이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입김이 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일단 최후통첩 시한 연기는 결정했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의 `요셉의 묘' 파괴 및 헤즈볼라에 의한 이스라엘 군인 납치 등 사태악화에 따른 강경대응 여론에 여전히 영향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이 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일전불사의 긴장상태는 여전히 마찬가지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국경지대에 병력을 증파하는 등 전면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성명을 통해 “에후드 바라크 총리가 육군 및 보안부대에게 작전지역을 확대하고 모든 적절한 수단을 사용해 국민을 보호할 것을 지시했다”고 강조해 폭력사태에 단호히 대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팔레스타인도 이스라엘의 연기결정에 대해서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등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아울러 이스라엘의 병력증강에 대비해 보안군 및 경찰에 비상경계령과 총동원령을 내려놓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시한연장 결정에 따라 외교적 사태해결의 가능성이 열렸지만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폭력사태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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