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아줌마도 근로자인가?'여성 보험설계사들이 결성한 `전국보험모집인노조'(위원장 이순녀ㆍ전 교보생명 보험설계사)의 설립신고 처리를 놓고 행정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5일 노조측의 신고서를 접수한 서울 영등포구청은 사흘만에 이뤄져야하는 필증 교부를 하지 못하고 “면밀한 조사를 거쳐 근로자인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만 밝히고 있다.
그동안 보험설계사들은 “시험을 통해 입사하고 정기적인 교육을 받는 등 명백한 사용_종속 관계에 있는 근로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보험회사들은 “계약을 맺고 보험 모집사업을 하는 개인사업자”라고 반박하며 팽팽히 맞서있다.
이 단체의 조직대상은 전국 45개 보험사 30여만명에 이른다. 노조인가를 받으면 모두 근로자로서 법적 지위를 갖게 돼 집단행동와 단체협상이 가능해진다.
반대로 회사측은 고용안정을 보장해야 할 뿐아니라 산재보험 등 지출이 늘어나 엄청난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이 때문에 보험회사들은 노조 설립을 철저히 막아왔으며, 주도하던 보험설계사 수십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노동 당국의 최근 판단기준은 사업주에게 종속돼 노무에 종사하고 그 대가로 임금 등을 받는 경우 정식 고용이든, 도급이나 위임이든 모두 근로자로 본다. 캐디와 학습지 교사 등 보험설계사와 유사한 직종도 이 기준에 따라 근로자로 판별돼 노조가 인가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동부가 캐디를 골프장별로 `사용-종속 관계'를 따져 인가를 내린 전례에 비춰 보험설계사도 소속 회사별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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