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전통민요 음악교과서에 수록해야"지금까지 남북음악교류를 통하여 음악과 민족을 바라보는 인식들이 꾸준히 달라져왔다. 1990년은 분수령이었다. 이전까지 북쪽이 `혼혈음악'이라고, 남쪽이 `
변질과 체제음악'이라고 서로 비판했던 데서 드러나듯 상대방의 음악을 보는 견해에는 대결적 인식만 자리잡고 있었다. 음악 자체보다 그것을 해석하는 입장에 뿌리 깊은 남북 대결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0년 평양과 서울에서 열린 통일음악회는 분단 45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 각각의 입장에서 상대의 음악을 바로 보고 체험하는 전기가 되었다. 민족이 화해하지 않고는 민족동질성도 없고 통일도 그만큼 멀 수 밖에 없다는 인식과 함께, 음악 그 자체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탄탄한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남북이 역사적으로 공유하였던 전통의 민족음악들이 전제가 되었다. 또, 이를 계기로 그동안 체제 우위론적 입장에 서야 했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998년 평양의 윤이상통일음악회가 진전이 있었던 것은 합동공연의 작품을 통하여 민족 동질성을 민족공동체와 함께 진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실제로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진전과 반성은 올해 조선국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의 합동공연을 가능케 했다. 합동공연에서 `아리랑' 공연이 감동적이었던 것은 누구나 잘 아는 민족의 노래를 뛰어난 작품성으로 체험하였고, 전통음악과 양악이 한 자리에 통일을 이루었으며, 양쪽의 연주 기량 또한 성숙되었기에 아름다움의 체험은 물론 민족의 자긍심과 명분 모두를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어느 한쪽이 부실하였더라면 감동은 없었으려니와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로 음악이 자리잡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모두는 6ㆍ15선언 이후 가속적으로 전개될 전망이어서 지속적으로 모색되어야할 것이다. 또한 교류의 성과를 더욱 높이는 방안으로 남쪽에서 북한음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음악 교육 내용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7차 교육령에 의한 새 음악 교과서 실행을 앞둔 현 시점에서 북한의 민요와 이를 바탕으로 발전시킨 작품을 배울 수 있도록 선곡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교육은 한 마음, 한 정서의 민족 동질성을 회복시키는 궁극적인 통일안이기 때문이다. 또, 전통음악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관현악단 공연에 활성화하고 작곡가와 성악가들을 관현악단에 소속시키는 정부 지원안도 따라야 할 것이다.
자료 공개와 함께 통일음악전문위원회 마련도 시급하다. 남북 국민들이 하나의 세계와 하나의 정서를 갖는 교육안과 전문가들의 대비는 그만큼 민족의 역량을 증대시키기 때문이다.
노동은(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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