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의 연구논문들이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으나 질적 수준은 국력에 비해 크게 미흡하다는 보도가 있었다(한국일보10월 6일자). 이에 따라 발표논문의 피인용도 분석을 통해 일반 국민과 정책당국 그리고 당사자들인 과학기술자들의 이해를 돕고 우리의 연구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우리나라는 1999년 SCI(과학논문인용색인)에 총 1만1,010편(세계 16위)의 논문을 발표하여 1995년의 5,414편(23위)에 비해 연평균 19.44%의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그 동안의 투자와 노력이 나타난 결과로 상당히 긍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피인용도는 지난 5년간 평균 1.81회로 5년전의 1.49회에서 약간 증가하는데 그쳤고 국가순위는 오히려 53위에서 60위로 떨어져 양적 성장에 비해 크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논문의 피인용도가 낮은 주된 이유는 우리 논문의 질적 수준이 낮기 때문이며 대학평가, 교수평가, 연구과제 심사 등에서 국제논문의 수량만을 강조한 결과일 것이다. 연구여건이 미흡한 상황에서 논문 편수만을 평가함으로써 연구완성도가 미흡하거나 독창성이 낮은 논문을 양산한 결과이다. 또한 SCI에 qm 리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응용과학 분야보다는 피인용도가 높은 기초과학과 의·약학, 생명과학 등 학제간 분야의 학술지가 더 많이 선정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 논문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가 가능한 우수 연구집단을 적극 육성해야 하며, 단순한 응용기술을 넘어 창의적인 이론들과 새로운 원천기술 분야를 더욱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과학연구센터(SRC), 공학연구센터(ERC), 두뇌한국21 등 기관의 지원정책이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둘째, 국제공동연구와 학제간 연구를 더욱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선진국과의 공동연구는 연구의 질적 수준과 이 결과로 게재된 논문의 피인용도를 크게 높이는데 효율적으로 이용된다. 실제로 국제 공동연구논문이 국내 단독논문보다 2배나 높은 피인용도를 가진 것이 입증된 바 있다. 학제간 공동연구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상승효과를 거두는 것 외에 투고 논문의 피인용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셋째, 우리도 국제수준의 학술지를 적극 육성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국력에 비해 SCI에 선정되는 국내 학술지의 수량이 적은 것은 그 동안 우리가 수준 높은 학술지를 육성하는데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10여 년간의 국가적인 노력으로 SCI 선정 학술지 수와 논문 수, 피인용도 등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독창적 연구성과는 폭넓은 분야의 연구결과가 장기간 축적된 바탕에서 이루어지며, 과학적 탁월성이 높은 연구과제를 발굴할 수 있는 연구풍토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유능한 젊은 과학자군을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연구자들이 독창적인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우수한 연구환경을 조성, 유지해 주어야 한다. 어려운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우수두뇌들이 실용적, 응용 개발연구와 병행하여 창의적 기초 원천연구에 보다 많은 힘을 투여할 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기초연구, 원천기술 연구는 장기간의 안정적 지원이 단기간의 집중적 지원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다. 국민과 언론들도 연구자들을 끊임없이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하며, 짧은 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만을 재촉해서는 안될 것이다.
강광남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