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가 주말 두 번의 골프 약속을 모두 취소하고 외부 인사도 만나지 않은 채 신당동 자택에서 두문 불출했다. 지난 여름 수해 때도 골프를 쳐 구설수에 오를 만큼 골프광인 JP이기에 예삿일로 보이지 않는다.한 측근은 “JP는 내각제 무산에 이어 이번 여야 국회법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에 또 한 번 뒤통수를 맞았다는 배신감에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며 “차제에 민주당과 공조를 파기해 버리는 문제를 고민하는 중” 이라고 말했다.
JP의 불편한 심기 못지 않게 당내 분위기도 험악하다. 당내 대표적 온건파인 오장섭(吳長燮) 총장조차 “민주당과 공조는 이제 끝났다”며 “당 분위기는 총재인 이한동(李漢東) 총리의 즉각적인 총리 직 사퇴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의 이면에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협상 과정에서 자민련을 `왕따'시키는 모종의 빅딜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강한 의구심에서 시작된다.
한 당직자는 “한나라당이 특검제 공세를 늦춘 대신 민주당은 자민련의 교섭단체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주장을 수용했다”며 “민주당이 우리를 미끼로 한나라당을 달랬다”고 주장했다.
자민련이 여야협상 이후 특검제 도입 및 의약분업 반대를 위m 국민서명운동, 일방적 대북지원 반대 등 한나라당보다 훨씬 거친 대여공세를 벼르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불신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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