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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영수회담 / 무슨 얘기를 나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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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영수회담 / 무슨 얘기를 나눌까

입력
2000.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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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대통령김대중 대통령은 9일 영수회담에서 국가를 생각하는 '큰 정치'에 비중을 둘 생각이다. 김 대통령이 평소 조선조 말의 당쟁, 이로 인한 근대사의 왜곡과 후손들의 고통을 기회있을 때마다 언급했듯이, 지금의 `작은 다툼'에 매달리다가 역사에 `큰 과오'를 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해도 전체적인 기조는 당면한 정치현안 보다는 국가적 관점에 바탕을 두고 풀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통령은 우선 우리 경제가 중대한 기로에 있다는 점을 밝히고 국내외적 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지난 총선후 계속된 정치권의 대립, 그 와중에서 고개를 쳐든 집단이기주의에다 고유가라는 외부 충격으로 경제가 어려운 국면에 처해있다며 시장의 신뢰 회복,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초당적인 협력을 이회창 총재에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대승적인 자세를 주문하고 이 총재의 견해도 경청할 생각이다. 이 총재가 상호주의를 제기하면, 그 필요성에 어느 정도의 공감을 표시하면서 즉각적인 상호주의 보다는 궁극적으로 긴장완화에 기여하는 거시적 상호주의가 효과적이라는 점을 설명할 예정이다.

또한 일본이 북한에 50만톤의 쌀을 지원하는 점을 예로 들며, 인도적 지원까지 상호주의의 틀에 묶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틀에서 금융기업 구조조정, 경제 안정을 위해 금융지주회사법, 기업구조조정 투자회사법, 조세특례 관련법을 시급히 국회에서 처리해 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공공부문의 개혁과 정부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정부조직법의 처리도 앞당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협조를 요청할 것 같다.

이 총재가 제기할 것으로 보이는 한빛은행 사건에 대해 김 대통령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李총재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두번씩이나 회담을 제의를 한 데서 짐작 할 수 있듯이 이번 영수회담에서 그 어느때 보다 말을 많이 할 게 틀림없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 처럼 하고 싶은 말을 미리 메모를 해 갈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얘기다.

우선 정치 현안은 어떤 식으로든지 짚고 넘어갈 게 틀림없다. 이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뿐 아니라 국민을 상대로 한 이야기가 된다.

먼저 이 총재는 야당이 국회를 뛰쳐 나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장외 집회의 불가피성에 대해서도 이해를 구할 것 같다. 이 총재는 이어 김 대통령에게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도록 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야당도 당리당략에 따라 정쟁을 하기 보다는 민생을 챙기고 싶어한다”는 점을 인식시키려 노력할 것으로 짐작된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집권 후반기를 이끌어달라”는 주문도 할 것 같다. 김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를 우회적으로 주장할 것이라는 얘기이다. 이미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요구한 내용이지만 얼굴을 맞댄 자리서는 최대한 `예의'를 지키며 이를 요구할 것 같다.

각론 수준까지는 언급하지 않더라도 남북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주문 사항을 내놓을 게 분명하다. 한나~m 당이 주장하는 `유연한 상호주의'를 설명하는 데 꽤 긴 시간을 쓸 터이고,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너무 조급하게 추진하지 말아달라”는 충고성 당부도 할 예정이며 국군 포로와 납북자 송환 문제에 대한 성의 있는 자세도 촉구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얘기다.

경제 문제와 관련, 이 총재는 “내치에도 신경을 써 달라”는 포괄적인 당부를 한 뒤 야당이 파악한 경제 상황을 일일이 들어가며 대안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추가 공적 자금 투입은 국회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의료대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한 뒤 대통령이 약속한 특별 위원회의 조속한 설치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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