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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전자 맞춤아기의 윤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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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전자 맞춤아기의 윤리성

입력
2000.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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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주에서 태어난 시험관(IVF)아기 ‘아담’이 생명윤리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아담은 치명적인 유전 질환을 가진 여섯살 난 누나 ‘몰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유전자 선택을 통해 태어난 아기이기 때문이다.내쉬 부부의 외동딸 몰리는 일곱살을 넘길 수 없는 팬코니 빈혈증이라는 유전적 결함을 갖고 태어났다. 몰리를 살릴 방법은 체질이 같은 기증자로부터 혈액조직을 이식받는 길 뿐이었다. 내쉬 부부는 몰리에게 동일한 체질의 혈액을 기증할 또 하나의 아이를 낳기로 결정했다. 의료팀은 내쉬 부부의 정자와 난자를 인공수정시켜 15개의 배아를 만들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팬코니 빈혈 유전자가 없는 배아 한개를 내쉬 부인의 자궁에 착상시켜 임신케 했다.

몰리는 동생 아담의 탯줄과 태반으로부터 혈액을 수혈받았고 치료될 확률은 85%이상이다. 몰리가 완쾌하면 아담은 내쉬 부부에게 둘도 없는 복동이다. 누나를 살릴뿐 아니라 임신을 원하면서도 똑같은 유전병이 두려워서 출산을 기피했던 내쉬 부부의 고민을 말끔히 씻어줬기 때문이다.

아담의 탄생은 1978년 첫 시험관 아기 출생이래 발전해온 생명공학의 계단을 껑충 뛰어넘는 사건이다. 그러나 윤리적 사회적 측면에서 찬반논쟁은 거세다. 자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위해 태어난다는 것은 인간생명의 존엄성에 배치된다는 주장에 사람들은 공감한다. 또한 유전자 선택이 성비(性比)를 파괴하거나 유전자 조작기술과 결합하여 부모의 취향에 맞는 맞춤아기를 양산하여 인류의 모습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하지만 두 아이를 안고 행복해 하는 내쉬 부부의 모습을 비윤리적으로 바라볼 수도 없다. 생명공학의 남용은 결국 인류에게 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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