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축구대회 조직위원장이 7일 위원 총회에서 선출된다. 선출에 앞서 정부는 조직위원장을 공동으로 하기로 결정했는데 한 명은 이미 정몽준대한축구협회장이 확정됐고, 다른 한 명은 비정치적인 인사가 될 것이라고 한다.어떤 연유에서 공동위원장제가 채택되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조직위원장이 여권 인사들을 위한 `자리 안배' 인상을 주고 있어 걱정된다. 후보로 거론되는 이연택 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조직위원장을 맡는다는 얘기도 있고 그럴 경우 그 자리엔 여권의 유력인사가 갈 것이란 소문도 있다.
공동 조직위원장 이야기가 나온 것은 박세직 전위원장(박위원장 역시 공동여당하에서 자민련의 몫으로 그 자리에 앉았지만)이 타의(?)에 의해 사퇴한 이후이다.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장관 재임시 정몽준회장을 축으로 이홍구씨, 조세형씨, 김종하씨 등이 공동위원장 파트너로 물망에 올랐고 결국 정몽준회장이 단독 위원장으로 확정됐다는 말이 유력하게 나돌았다. 그러나 김한길장관이 문화관광부 수장을 맡으면서 또다시 공동위원장제로 바뀌었다.
조직위원장이 너무 대단한 자리라 노리는 인물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할일이 너무 많아 두 명을 두어야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난 7월28일자 이 난을 통해 지적했듯이 조직~m 원장은 그리 대단한 자리가 아니다. 94년 미국대회때는 로덴버그라는 LA지역의 변호사출신이, 98년 프랑스때는 사스트르라는 마르세유시 축구협회장과 축구스타 미셸 플라티니가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역대 가장 파워가 센 조직위원장은 78년 아르헨티나대회때 해군대령 출신의 라코스테였다.
군부독재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그는 월드컵후 참모총장과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지냈지만 대회 당시 선수를 매수, 승부를 조작하고 부정을 저지른 것이 탄로나 83년 민주화후 모든 지위를 잃었다. 78년 월드컵은 최악의 대회로 평가받았다.
물론 그런 일이야 없겠지만 걱정스러운 것은 공동위원장제가 가져다 줄 여러가지 부작용이다.
우선 이를 바라보는 세계의 이목이 그렇고, 공동위원장의 역할분담과 결재라인, 한?일 양국의 위원장이 행사에 공동 참여할 때의 의전 등 현실적인 문제도 그렇다. 98년 대회때와 우리의 공동위원장제는 발상과 현실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유승근 us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