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야당 보수당이 2~4일 개최한 전당대회를 통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노동당의 최근 부진을 틈타 집권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보수당은 전당대회에서 유로화 가입 ,연금정책, 보건 등 각 분야에서 노동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이들은 최근 연금정책과 밀레니엄 돔 실패에 이어 `석유대란'으로 지지도가 급격히 떨어진 노동당의 아픈 곳을 찔러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론 조사서 노동당을 40%대 32%로 8% 포인트 앞선 결과가 나온 것도 대회장의 분위기를 고무시키는 데 일조했다.
나이트 클럽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조명과 무대장치로 꾸며진 대회장에서 보수당 지도부는 유로화 가입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지지자들이 영국 파운드화 모양의 옷핀을 꽂고 “파운드를 지켜라”고 적힌 깃발을 흔들어 대는 가운데 예비내각의 재무장관 마이클 포틸로가 “영국의 여론은 유로화를 검증되지 않은 정치적 도그마로 의심하고 있다.”라고 말하자 환호성이 터졌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현재 유로화 가입을 지지하고 있으며 영국의 경제상황이 성숙해지는 대로 가입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칠 계획이다.
^이들은 노동당의 선거운동에서 전매특허 메뉴로 쓰이는 의료서비스 문제도 과감하게 건드렸다. 이들은 영국이 선진국들 중에서 가장 의료비 지출이 적은 나라중의 하나라면서 의료비의 개인부담액을 늘려서라도 의료비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수당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유주의적인 면모를 과시함으로써 극우 정당으로서의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몸짓을 보여줬다. 윌리엄 헤이그 당수(36·사진)는 “사람들의 성적 취향이 무엇이든 간에 존중받아야 한다. 보수당은 모든 인종과 사람을 위한 정당이다”라고 말해 자신들이 유연한 사고를 가진 당임을 강조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가장 역동적이고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고 자평한 헤이그 당수는 또 미국 대선의 TV토론에 때맞춰 “다음 선거때는 총리와 TV토론을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윤정기자 y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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