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보험 재정이 바닥을 드러내 불과 20일치 가량의 급여비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장 이달부터 병원 진료비 지급에 비상이 걸렸고, 연말께에는 적립금도 완전 고갈될 것으로 우려된다.보건복지부는 9월말 현재 관리운영비를 제외한 지역의료보험 재정 시재액(누적적립금)이 총 2,37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의료기관에 매월 지급되는 진료비(급여비)가 평균 3,500억원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겨우 20일치 내외의 급여비에 해당하는 액수다. 지난해 5월 시재액 4,900억여원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1년4개월만에 52%나 감소한 것이다.
복지부는 지역의보 재정고갈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6, 8월 병의원 집단 폐?파업으로 의료기관의 청구액이 감소할 전만이어서 급여비 지급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보험료 징수율 제고 및 보험료 인상이 뒤따르지 않는 한 연말 께 사상 최고인 4,600억원 이상의 당기재정 적자를 낼 것으로 분석하고있다.
누적적립금도 연말께 `마이너스600억원'으로 추산돼 사실상 `알거지'신세가 불가피하다. 지역의보 재정은 이미 1996년 340억원, 98년 1,290억원, 99년 3,280억원의 당기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지역의보 재정m 파산위험에 처한 이유는 7월부터 365일 보험혜택이 주어진데다 산전(産前)진찰 및 가벼운 과실사고도 보험처리가 가능해지는 등 지출이 급증한 반면 최근 5년간 보험료는 평균 12.2%, 국고지원은 11.6% 느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더욱이 8월 의약분업 본격 시행과 관련, 2차례에 걸친 의보수가(酬價) 인상에 따라 앞으로 2년간 지역의보 재정이 부담할 돈만 7,700억원에 달해 재정적자가 무한대로 부풀려질 전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지역의보 재정적자를 메꾸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보험료 인상 및 징수율 제고, 급여비 지출절감 등이 불가피하다”며 “그러나 지역의보 국고지원 50% 확대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땜질처방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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