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가 8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여야가 정면충돌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유혈사태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유고 연방정부는 3일 야당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경고하면서 결선투표를 강행할 태세이고 야당은 5일 베오그라드에서 국민 총궐기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게다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재제안이 거부된데다 EU등 주변 국가들도 결선투표에 대한 찬반이 엇갈려 유고의 정정은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다.총파업 이틀째인 3일 세르비아 민주야당(DOS) 주도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와 파업은 유고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5만여 명의 시위대가 “경찰은 우리 편”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밀로셰비치 관저까지 진출을 시도했고 대부분의 상점들은 `도둑 때문에 휴업한다'는 팻말을 내걸었다. 또 유고의 주요 발전소에 석탄을 공급하는 콜루바라 탄광파업이 계속되고 있고 친밀로셰비치 노선을 취해오던 일부 언론사들까지 돌아서며 13년 통치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또 지방방송국 2곳이 시위대에 의해 점거됐을 뿐 아니라 국영 베오그라드 라디오방송국 종사자 86명이 친밀로셰비치 논조의 변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밀로셰비치측의 태도는 갈수록 단호하다. 정부는 3일 파업을 주도한 야당지도자 2명의 체포에? 나섰으며 언론에 대해서도 “서방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거짓말을 퍼뜨리고 유혈충돌을 유도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또 유고군부의 최고 실력자인 네보이사 파브코비치 육군 참모총장 등이 파업중지를 촉구함으로써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맞선 야당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야당 연합은 밀로셰비치가 퇴진하지 않을 경우 현재 하루 12시간 파업을 4일부터는 24시간 총파업으로 확대,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5일에는 베오그라드에서 밀로셰비치 진영에 최후의 타격을 가하기 위한 대대적인 집회를 열기로 하고 국민들에게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코스투니차는 “혁명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 세르비아에서 벌어지는 것은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혁명”이라며 대대적으로 시위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유고사태에 대한 마지막 해결책으로 떠오르던 러시아의 중재시도도 두 당사자들이 제안을 거부함으로써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코슈투니차는 러시아의 결선투표 지지에 반발, 제안을 거부한 데 이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동생인 보이슬라브 밀로셰비치 모스크바 주재 유고대사도 “푸틴 대통령이 중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EU내에서도 프랑스는 결선투표는 또 한번의 조작에 불과하다며 필요없다는 입장이고 네덜란드는 야당의 결선투표 반대가 결과적으로 밀로셰비치의 집권연장에 구실을 제공할 것이라며 결선투표 참가를 권유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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