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9일 시행하는 가을 프로그램 개편의 형식상 특징은 '공영성 강화'를 앞세운 예능프로그램의 축소이다.'접속 해피타임' '스타데이트 최고의 만남' '이경규 심현섭의 행복남녀' 등 3편의 프로그램이 폐지됐고, 예능 프로그램의 방영시간도 전체의 53.6%로 주시간대의 경우 지난 분기에 비해 10% 이상 축소됐다.
대신 교양과 오락을 섞은 '퓨전' 프로그램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테마쇼-인체여행'(월요일 밤 11시)은 건강에 대한 관심과 상식을 쇼 형식으로 엮어가는 '테마 버라이어티'이다. 100회 특강으로 과감하게 편성된 김용옥 교수의 '도올의 논어 이야기'(금요일 밤 10시) 또한 단순한 칠판강의에서 벗어나 모노드라마, 토크쇼 등 다양한 형식을 도입했다.
신설 교양프로그램도 부모가 자식에게 허심탄회한 얘기를 털어놓는 '가족환상곡'(2TV 월요일 오후 7시), 청소년들의 목표달성 과정을 보여주는 'TV캠프 우리누리'(2TV월~수 오후 6시30분)등, 교양과 오락의 중간지점에 있는 '쇼양(쇼+교양)' 프로그램들이 가벼운 재미만 있는 오락, 딱딱한 정보만 있는 교양프로그램을 대체하는 추세다.
또 하나, 시청자 참여프로그램 '열린 채널'(KBS1 토요일 오후 4시30분)이 눈에 띈다.
시청자가 직접 제작하고 방송사는 송출만 하는 형식의 이 프로그램은 각종 사회현상에 시청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시청자 접근권(public access)'을 보장하기 위해 각국 공영방송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새 방송법의 규정에 따라 신설되었다.
하지만 현재 이 프로그램은 '가편성' 상태로 실제 방영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참여연대 등 22개 시민단체가 지난 3월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시민사회단체 협의회'를 구성하였고 KBS에서도 '시청자프로그램 관리부'를 신설하는 등 형식요건은 갖추어 가고 있으나 프로그램 제작 역량과 수준 확보 및 책임 소재, 제작비 지급기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연말이 가까워서야 방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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