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친화 화장품으로 유명한 영국 보디숍사 창립자 아니타 로딕(58)이 환경운동 등에 집중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그만둔다고 최근 밝혔다.영국 일간지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24년간 남편 고든과 함께 보디숍을 경영해온 로딕이 환경 및 민족주의 운동 등에 집중하기 위해 2년간 경영에서 손떼기로 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로딕은 지난달 중순 BBC 라디오4 투데이 프로그램에서도 일시적인 사직의사를 다시금 확인했다. 로딕은 지난 달 중순 출판사업으로 이 같은 대중 캠페인을 시작했다.
로딕은 "세계무역기구(WTO)와 다국적 기업들이 비판의 대상"이라며 "WTO와 무기산업체를 없애는 것이 내 운동의 목표"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로딕은 "WTO는 정의롭지 못한 세상에 눈감고 있다"며 "선진국의 자국민 보호 무역제도로 세계 무역질서가 왜곡됐다"고 비판했다.
로딕의 사직 의사에 대해 보디숍 대변인은 "로딕이 아직도 사업의 상당부분에 간여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그만둘 수는 없으나 앞으로 자신이 벌인 사회운동에 투여하는 점점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로딕의 뒤를 이어 다국적 식품회사 다농의 전 지역책임자였던 패트릭 고니가 새 CEO로 임명될 예정이다.
원래 영어교사였던 로딕은 유엔 국제노동위원회에서 일했으며 환경보전운동을 펼친 사회운동가 출신. 세계 각국의 여행경험에서 얻은 자연주의 화장품 아이디어로 1976년 보디숍을 창업했다.
우리나라에도 1997년 3월 첫 매장을 연 보디숍은 현재 47개국에 진출해 1,700여개 매장이 문을 열었고 연매출액이 1조2000억원이나 된다. 2월 현재 세전 이익이 29%.
1997년 방한했던 로딕은 1987년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 1988년 양심수 석방운동, 1994년 가정폭력방지 캠페인 등 사회활동을 활발히 해왔으며 1980년대 후반부터 인도 브라질 방글라데시 등 개도국 주민들과 직접 교류, 화장품 원료를 얻고 이들을 지원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벌이는 등 사회운동과 기업활동을 병행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시애틀에서 WTO 정상회의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노향란기자 ranh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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