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2일 당기구 개편을 단행하면서 총재직속으로 신설한 예산재정위원회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과거 여당의 재정위원회를 본딴 이 조직의 신설에 대해 정동채(鄭東采) 기조실장은 "정당법과 정치자금법의 개정에 따라 당비 모금과 집행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정위원회 신설의 진짜 이유는 궁박한 당 살림에 숨통을 트려는 특단의 대책이란 분석이다.
현재 민주당의 주 수입원은 중앙당 후원금과 국고보조금 정도. 중앙당 후원금의 경우 1년에 모금할 수 있는 한도가 200억으로 제한돼 있고 국고보조금은 분기당 약 28억원이 들어온다. 그러나 이 정도 규모는 거대한 여당 살림을 꾸려나가는 데 태부족이라는 것이 민주당 관계자의 주장.
구 여권의 경우 재벌이나 금융인을 재정위원으로 위촉, 특별 당비 형식으로 거액의 자금을 제공받았다.
한 당직자는 "과거 여당은 1년 예산이 3,000억원을 넘었다"며 "민주당은 현재 부채가 100억원에 달할 만큼 재정이 곤란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예전엔 실력자가 재계로부터 비공식적 헌금을 받아 당 재정을 꾸려 나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런 방식에 한계가 있다" 며 "정경유착이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그동안 신설을 꺼려왔으나 정치자금 투명화에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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