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이제부터다.”올 미국 대통령선거가 유례없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 후보토론위원회가 개최하는 TV토론회를 앞두고 민주·공화 양당이 치열한 머리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 후보 진영은 3일 보스턴의 매사추세츠대학에서 열리는 첫번째 토론회가 ‘진검승부’를 가름할 대회전으로 보고 유세도 중단한 채 토론준비에 여념이 없다.
미국 대선에서 토론회가 당락을 가름한 것은 1960년 민주당의 존 F 케네디 후보와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후보가 맞붙은 선거 때였다.
이 대선전에서 조직에서 현격한 열세를 보였던 케네디 후보는 전국에 생방송되는 토론회에서 신선한 이미지로 유권자를 사로잡으면서 닉슨 후보를 몰아붙여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연출했었다.
이후 미 대선에서 TV토론은 공개적인 자격검증절차로 공인받으면서 대선의 향방을 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해왔다.
올해의 경우 엎치락뒤치락하는 혼전양상이 거듭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 진영은 두 후보의 토론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각자 만반의 준비를 벌이고 있다.
먼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는 지난달 29일부터 고향 텍사스의 목장을 임시강당으로 꾸미고 가상질문자들의 속사포 같은 질문 공세를 받아내는 예행연습을 거듭하는가 하면, 실전처럼 사회자와 TV 카메라까지 동원한 90분짜리 모의토론회를 갖는 등 반복된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 역시 지난달 30일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의 별장에서 토론회 자료를 챙기고, 백악관 참모 출신을 부시 후보로 내세운 모의토론회를 갖는 등 연습에 한창이다.
세계 최대의 상어연구소가 있는 사라소타는 고어 후보가 1996년 부통령 후보토론회를 준비했던 곳이다.
부시 진영에서는 고어가 8년간 국정을 관장했던 행정의 달인으로 토론에서 우세를 보일 것이라며 엄살을 피우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클린턴의 섹스스캔들을 비롯해 나약해진 국방력과 과도한 감세행정을 집중공략할 경우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고어 후보는 구체적인 이슈에 대한 일문일답식 토론에서 부시측이 주장하는 공약의 허구성을 정확히 유권자들에게 전달만 하면 승부는 확실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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